[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한국마사회는 ‘경마대통령’ 박태종 기수의 은퇴를 기념하는 특별 행사를 28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연다.

지난 21일 박태종 기수는 미라클삭스와 마지막 경주에서 아쉽게 2위를 기록, 38년간의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우승으로 끝내진 못했으나 경주 내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그가 왜 ‘경마대통령’으로 불리는지 다시 한 번 증명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승부를 겨룰 수 있어 행복했다. 함께 달려준 미라클삭스와 38년간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기수가 아니면 안 된다’…한결같은 열정이 만든 영웅

1965년 충청북도 진천에서 태어난 소년 박태종은 달리기를 좋아하던 평범한 소년이었다. 1982년 고교 졸업 후 서울로 상경해 직업을 찾던 중 이모부의 권유로 한국마사회 기수후보생 모집에 응시했다. 모집공고에 ‘작은 키 우대’라는 항목이 있었는데, 핸디캡이라고 생각한 단신이 기수 세계에서 장점이 된다는 것에 시선이 갔다.

두 번 도전 끝에 기수후보생이 된 박 기수는 1987년 뚝섬경마장 시절 정식 기수로 데뷔해 과천의 서울경마장에서 올해까지 총 38년을 경마기수로 활동해왔다. 통산 1만6016차례 말 위에 올라 2249승을 기록했다. 또 한국경마 최초의 1000승, 2000승, 1만 번 기승 등을 해냈다.

국민기수, 경마대통령 등 화려한 수식어가 따랐지만 영웅이 만들어진 배경엔 생각보다 단순한 원칙이 있다. 한결같이 열심히 말을 타는 것이다. 박 기수는 스스로 ‘기수가 아니면 안 된다. 나는 이것 밖에 못한다’라고 말할 정도로 경마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훈련한다. 그리고 철저한 식단관리와 더불어 오후 9시 잠자리에 든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유명하다.

◇경주로 밖에서 팬과 만나는 교감의 장

이번 행사는 경주로 밖에서 팬과 기수가 직접 소통하는 특별한 시간으로 마련한다. 28일 오후 2시 25분 ‘경마대통령 박태종 은퇴 기념경주(서울 6R, 박태종 기수는 해당 경주 미출전)’ 직후, 박 기수가 마지막 경주를 함께한 미라클삭스를 기승하며 직선주로를 왕복하는 감동의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은퇴무대가 비록 우승은 아니었지만, 마지막까지 함께 달린 파트너와 퍼레이드는 더욱 뭉클한 순간이 될 전망이다.

은퇴식에서는 공로패 수여, 기념경주 우승 기수에게 박 기수가 직접 채찍을 전달한다. 38년 여정을 함께한 팬에게 한정판 기념품도 증정할 예정이다. 기념품은 박 기수의 기수복색을 모티브로 제작된 스포츠 양말이다. 박 기수의 마지막 경주를 함께한 미라클삭스의 마주이자 삭스시리즈 경주마로 유명한 김창식 마주가 제작에 협조, 의미를 더했다. 퍼레이드와 은퇴식은 한국마사회 경마방송 유튜브(KRBC)를 통해 생중계 된다.

◇팬미팅으로 추억 나눈다

오후 3시 30분부터는 해피빌 놀라운지에서 팬미팅이 열린다. 선착순 100명의 경마팬이 박 기수와 함께 은퇴 소감, 에피소드, 향후 계획 등을 나눈다. 기수 소장 애장품(복색, 채찍 등) 추첨 증정, 인생네컷 포토부스, 팬사인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특별한 추억도 만들 예정이다. 참여자 모두에게는 한정판 키링을 비롯한 기념품이 증정된다.

◇‘굿바이 마이 히어로’ 전설의 발자취 만나다

팬미팅 이후 한국마사회 말박물관이 준비한 특별전 ‘굿바이 마이 히어로’ 제막식이 서울경마공원 관람대 1층 한국경마 100년 기념관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기수 박태종이 써내려온 위대한 기록을 조명할 뿐만 아니라 성장과 도전, 노력, 우직한 성격 등 경기 이면의 모습을 담았다.

코리안더비(1800m) 우승컵 1점과 그 전신인 무궁화배(2300m) 우승 트로피 3점을 비롯해 1000, 2000승 기념 트로피, 1500승 기념 핸드프린팅, 순금으로 제작된 2000승 기념메달 등을 볼 수 있다. 1995년 그랑프리 우승 등 주요 경주 영상과 함께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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