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경기를 거듭할수록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걸 느낀다.”

어쩌면 출발 선상부터 다를 수 있지만, ‘2세’ 꼬리표를 떼는 일 역시 쉽지 않다. 남들보다 비교적 스포트라이트를 더 받는 만큼 뒤따르는 부담감도 상당하다.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뜻이다. 데뷔 첫 시즌부터 만점짜리 활약으로 코트를 누비는 수원 KT 강성욱(21) 얘기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8순위로 KT에 지명된 강성욱은 데뷔 한 달 만에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에이스 김선형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적재적소에 알토란 같은 활약을 통해 그의 공백을 채웠다. 문경은 감독도 김선형이 돌아와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동안 강성욱에게 볼 핸들러 역할을 맡기겠다고 공언했을 정도다.

실제 강성욱은 올시즌 8경기에 출전해 평균 20분9초를 소화하며 8.13점 1.88리바운드 3.6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짜릿한 1점 차 역전승을 거둔 16일 고양 소노전에서는 31분25초, 11점 6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팀의 86-85 승리를 견인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강성욱은 농구인 2세 출신이다. 선수 시절 프로농구 최정상급 포인트 가드였던 강동희 전 원주 동부 감독의 아들이다. 여느 위대한 부모를 둔 2세들이 그렇듯, 강성욱 또한 아버지의 명성을 넘어서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드래프트 당시 아버지를 뛰어넘는 가드가 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운을 뗀 그는 “꼬리표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걸 스스로 느끼고 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이어 “아버지도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고 말씀을 해주신다”며 “아버지의 아들이 아닌 ‘강성욱 오빠 강동희’로 불릴 수 있게끔 열심히 하라는 아버지 말씀에 자신감을 많이 얻는다”고 힘줘 말했다. 최근 옆 동네에 반전을 일군 이도 있다. ‘이종범의 아들’이 아닌 ‘이정후’로 불리는 샌프란시스코 이정후다.

같은 2세 출신인 고양소노 강지훈으로부터 좋은 자극도 받는다. 강지훈의 아버지는 강을준 전 고양 오리온 감독이다. 강성욱은 “지훈이 형과는 드래프트 동기다. 대표팀에서도 같이 지냈던 사이”라며 “서로 칭찬도 하고, 놀리면서 즐겁게 지내고 있다. 형이 센터이긴 하지만, 자극도 얻고 좋은 라이벌 구도로 가는 것 같아서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닮고 싶은 선수로는 김선형과 허훈(KCC)을 꼽았다. 그는 “아직 수비는 부족하다. 그래도 패스나 드리블 등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자신감이 올라온 상태”라면서 “속공에서 빠르게 밀고 가고, 트랜지션을 지키는 화려함에서는 김선형, 2대2 플레이나 슈팅, 패스, 수비에서는 허훈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ssho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