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위수정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 시즌1에 출연해 깊은 인상을 남긴 셰프 에드워드 리가 한국어로 직접 쓴 손편지를 공개했다.
에드워드 리는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세 장 분량의 손글씨 편지를 올리며 “지난 1년간 한국에서 경험한 모든 것에 대한 생각과 감사를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아직 한국어를 배우는 중이지만, 이 편지만큼은 꼭 한국어로 쓰고 싶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한국을 찾은 지 1년이 지났고, 그 사이 내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며 “내 입맛이 매우 강한 김치를 좋아하게 됐고, 김치 맛을 처음 온전히 느낀 날에는 잠이 오지 않을 정도였다”고 적었다. 이어 “눈물도 많이 흘렸지만, 그것은 슬퍼서가 아니라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깊은 행복과 감동 때문이었다”고 고백했다.


편지에는 한국에서의 여행과 음식에 대한 기억도 담겼다. 안동의 산길을 걷고, 여수에서 낙지를 먹고, 인천에서 자장면을 처음 맛본 경험을 전하며 “익숙한 맛이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느낌이었다”고 표현했다. 또 제주에 대해서는 “스토리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그 의미는 느낄 수 있었다”고 적었다.
특히 그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나는 뉴욕에서 자랐고 미국에서 힘들지만 멋진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부모님을 사랑했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는 항상 말로 표현하지 못한 ‘한국인으로서의 나’가 있었다”며 “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은 음식뿐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5년 동안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가 나를 한국인이라 부를 수 있을지 몰랐다”며 “한국 사람들의 미소와 사랑을 직접 보기 전까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지만, 그 감사의 깊이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에드워드 리는 “지난 1년 동안 내 가슴은 통배추김치 한 포기만큼 커졌고, 올해는 떡을 너무 많이 먹어 턱 모양이 바뀐 것 같지만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두 눈이었다”며 “이제 내 눈은 서울, 명동, 강남의 변화하는 거리와 수백만 명의 한국인 얼굴이 섞인 일상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으로 포착한다”고 적었다. 그는 “언젠가 나도 그들 중 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라는 문장으로 편지를 마무리했다.
에드워드 리는 게시글을 통해 “실수가 있을 수 있으니 너그러이 봐달라”며 “이 말을 한국어로 전하는 것이 나에게는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은 공개 직후 많은 한국 팬들의 공감을 얻으며 뜨거운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에드워드 리는 작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 시즌1에 나와 준우승을 차지했다.
wsj011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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