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위수정 기자] 서장훈이 자신의 은퇴 시절을 떠올리며 깊은 속내를 털어놨다.
17일 방송된 EBS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에서는 세계적인 만성통증 권위자 안강의 인생 이야기가 공개됐다. 국졸 소년에서 통증의학 명의가 되기까지, 그리고 20년 넘게 의료 봉사를 이어오고 있는 안강의 삶은 시청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이날 방송에서 안강은 2007년 EBS ‘명의’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이후 카타르 공주, 중동 왕족, 글로벌 사업가들까지 찾는 의사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특히 그의 명성이 중동으로 퍼진 계기가 “리비아 감옥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이 공개돼 놀라움을 자아냈다. 과거 안강의 진료를 받았던 중동 고위 관료가 수감 중에도 “안강에게 가면 싹 낫는다”고 말하면서 입소문이 번졌다는 것.
더 놀라운 건 그의 출발선이었다. 안강은 국민학교 졸업 후 중학교 진학을 포기해야 했고, 어린 시절 IQ 90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그는 중졸·고졸 검정고시를 거쳐 공장에서 일하며 생계를 책임졌고, 방황하던 시절 우연히 만난 한 의사의 “고생한 사람이 의사가 돼야 진짜 의사”라는 말에 인생의 방향을 정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의사가 된 후에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허약했던 어린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만성통증 치료에 매달린 그는 기존 상식을 깨는 치료법으로 ‘골때리는 의사’라는 별명을 얻었고, 결국 통증의학계 명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아버지의 수술 실패로 인한 사망 이후 의사라는 직업 자체에 회의를 느끼며 두 달간 병원에 나가지 못했던 아픈 시간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방송에서는 안강이 20여 년째 이어오고 있는 의료 봉사 활동도 조명됐다. 아들을 위해 절에서 108배를 하며 “의사가 되면 봉사하게 하겠다”고 했던 어머니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작된 봉사였다. 봉사 한 번에 수천만 원이 들지만, 그는 “아픈 사람이 있는 곳에 가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를 지켜보던 서장훈은 자신의 경험을 꺼내며 공감했다. 그는 “저는 농구를 정말 사랑했지만 은퇴할 무렵에는 너무 힘들었다. 좋아하는 일도 매일 반복하면 버거운 법”이라며, 안강의 삶을 향해 “이건 진짜 덕업일치”라고 감탄했다.
안강은 “언젠가 큰 트럭에 의료 장비를 싣고 해외까지 봉사하러 가고 싶다”며 “그러려면 아직 돈을 더 벌어야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서장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EBS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는 매주 수요일 밤 9시 55분 방송된다.
wsj0114@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