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KBO리그 역수출 신화’ 선봉장 메릴 켈리(37)의 친정팀 복귀가 현실로 이뤄졌다. 어느덧 프로선수 생활 종착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초대형 계약을 따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MLB닷컴은 15일(한국시간) “애리조나와 오른손 투수 켈리가 2년 총액 4000만 달러(591억원) 계약에 합의했다”며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면 공식 발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켈리는 KBO리그 역대 최고의 역수출 사례로 꼽힌다.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8라운드 전체 251순위로 탬파베이에 입단한 켈리는 메이저리그(ML)에서 데뷔하지 못한 채 2015년 한국 땅을 밟았다. SK(현 SSG) 소속으로 2018년까지 총 4시즌 동안 KBO리그에서 활약하며 1군 통산 119경기, 48승32패, 평균자책점 3.86의 기록을 남겼다.

이후 애리조나의 부름을 받아 빅리그 복귀에 성공했고, 2019년부터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했다. 초반에는 다소 고전했으나, 빠르게 팀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토론토와 대형 계약을 맺은 코디 폰세(전 한화) 이전에 켈리가 있었던 셈이다.

무엇보다 단발성이 아닌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매체는 “코로나19로 인한 단축 시즌이었던 2020년과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던 2024년을 제외하면 매 시즌 27경기 이상 나섰다”고 강조하며 “등판 때마다 퀄리티스타트(QS)를 기대할 수 있는 투수”라고 조명했다. ML 기록은 172경기, 평균자책점 3.77이다.

다만 켈리는 지난 시즌 텍사스로 트레이드됐다. 애리조나가 부진에 빠진 탓이다. 애리조나는 켈리를 내주고 유망주이자 왼손 투수인 콜 드레이크, 미치 브랫과 같은 오른손 투수인 데이비드 하거먼을 영입했다. 그러나 켈리는 성적 기복 속에도 한 시즌 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자신의 건재함을 알렸다.

애리조나를 향한 켈리의 로열티는 익히 알려졌다. 애리조나주립대 출신인 그는 현재도 피닉스 지역에 거주 중이다. 자유계약선수(FA)가 되면 커리어의 마지막을 애리조나에서 마무리하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고, 구단 역시 켈리의 복귀를 희망했다.

당시 트레이드 마감을 앞두고 켈리는 “구단도 내가 애리조나에 남고 싶어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물론 이것 또한 비즈니스의 일부라는 점도 이해한다”며 “당장 경쟁력 있는 팀에 관심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커리어가 언제 막을 내릴지 모르는 만큼 우승도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애리조나에서 뛰고 싶은 마음은 늘 강했다”며 “나는 이곳을 사랑하고, 앞으로도 이 팀에 남고 싶다”며 잔류 의사를 비치기도 했다. 이대로 트레이드 엔딩을 맞는 듯했지만, 결국 4개월 만에 친정팀으로 복귀하면서 낭만 야구도 현실이 됐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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