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4년 만에 다시 수상자가 나올까.
K콘텐츠가 미국 엔터테인먼트의 심장부를 정조준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와 주연 배우 이병헌,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이 골든글로브 후보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골든글로브 주최 측이 10일(현지시간) 발표한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후보 명단에는 두 작품이 글로벌 콘텐츠와 자웅을 겨룬다.
먼저 ‘어쩔수가없다’는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과 외국어 영화상에 노미네이트 됐다. ‘어쩔수가없다’는 하루아침에 실직한 만수(이병헌 분)가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무리한 도끼질을 하는 이야기다. 도널드 웨스트레이트의 소설 ‘액스’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이병헌은 뮤지컬·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박찬욱 감독의 미쟝센이 여전히 날이 서 있는 데다가 모든 배우가 열연을 펼치고, 전 세계가 취업난으로 인한 공포를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메시지도 지닌 작품이다. 다만 이 분야에선 올해 전 세계 최고의 영화로 꼽히는 폴 토마스 앤더슨(PTA)의 신작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가 굳건히 지키고 있어 수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병헌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티모시 샬라메 등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들과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두고 경합을 벌이게 됐다. 이 부문에서는 ‘마티 슈프림’에서 열연을 펼친 티모시 샬라메가 유력 수상자로 점쳐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제작한 영화의 주인공으로 세계적인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만으로도 한국 영화사의 쾌거라 할 만하다.
넷플릭스의 야심작 ‘케데헌’의 약진도 눈부시다. ‘케데헌’은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 그리고 웰메이드 블록버스터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K팝과 애니메이션, 그리고 크리처물이 결합한 독창적인 세계관이 보수적인 골든글로브의 문턱을 넘은 것으로 평가된다.
‘케데헌’은 공개 후 역대 넷플릭스 콘텐츠 최초 누적 시청수 3억 뷰를 돌파하면서 새 역사를 기록했다. 역대급 인기와 파급력으로 싱어롱 특별 상영 등을 통해 극장 개봉까지 추진되면서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케데헌’은 최우수 애니메이션 작품상 부문에서 ‘아르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엘리오’ ‘리틀 아멜리’ ‘주토피아2’와 맞붙는다. 주제가상 부문에서는 ‘아바타: 불과 재’의 ‘드림 애즈 원(Dream As One)’ ‘씨너스: 죄인들’의 ‘아이 리트 투 유(I lied to you)’, ‘위키드: 포 굿’의 ‘노 플레이스 라이크 홈(No place like home)’ ‘더 걸 인 더 버블(The girl in the bubble)’, ‘트레인 드림즈’의 ‘트레인 드림즈(Train Dreams)’와 경쟁한다.
다만, 웰메이드 블록버스터상은 ‘씨너스: 죄인들’이 ‘아바타: 불과 재’와 함께 유력 후보로 점쳐지고 있어 ‘케데헌’이 수상할 가능성은 다소 낮아보인다.
지난 2020년 ‘기생충’, 2021년 ‘미나리’ 윤여정, 2022년 ‘오징어 게임’ 오영수 이후 잠시 주춤했던 한국 콘텐츠의 수상 레이스에 다시 불이 붙었다. 4년 만에 골든글로브 수상자가 탄생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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