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현 ‘학폭 아님’에서 ‘학폭 인정’으로

1호(서면 사과) 처분 받아

키움 “박준현 측 입장 기다리는 중”

KBO “전례 없는 일, 사실관계부터 파악”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전례가 없던 일이라…”

한국야구위원회(KBO)도, 키움도 꽤 난감한 일이다. 전체 1순위 지명자 박준현(18)의 학폭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충남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는 천안교육지원청이 박 군에게 내렸던 ‘학폭 아님’ 처분을 취소하고 학폭 행위로 인정한 뒤 1호 처분인 서면사과 명령을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위원들은 박준현이 피해자인 같은 학교 야구부 선수 A군에게 한 욕설 등이 정신적 피해를 입힐 수 있는 학폭 행위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A군은 지난 5월 오랜 기간 박준현으로부터 괴롭힘과 따돌림 등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학폭 가해자로 신고했다.

천안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학폭 아님’ 처분을 내렸다. 이번 행정심판에서 뒤집혔다. 학폭이 인정됐고, ‘서면 사과’(1호) 처분을 받았다.

박준현은 지난 9월 열린 2026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키움에 지명됐다. 무려 계약금 7억원을 받으며 키움에 입단했다.

북일고 시절 에이스로 군림했다. 시속 150㎞를 가볍게 넘기는 강속구를 뿌렸다. 학폭 의혹이 있었다. KBO가 드래프트에 앞서 ‘학교 폭력 관련 서약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당시에는 ‘학폭 아님’ 판정이 나왔으니 문제가 없었다. 당연히 허위제출도 아니다. 몇 개월이 흘러 상황이 달라졌다.

키움 관계자는 “행정심판 결과 우리도 확인했다. 박준현도 당연히 공유받았을 것이다. 박준현 측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선수의 입장과 생각을 듣고 방침을 정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KBO 관계자 또한 “전례가 없는 일이다. 서약서도 허위로 제출한 것이 아니지 않나. 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단 사실관계부터 정확히 파악하고, 규약 위반 사항이 있는지 보겠다”고 짚었다.

학폭으로 KBO 상벌위원회가 열린 적은 없다. 과거 안우진이 학폭으로 논란이 됐을 때도 키움 자체 징계만 있었다. 그때도 ‘프로에 오기 전 발생한 일인데 징계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렇다고 허투루 넘길 수도 없다. 학교 폭력은 민감하고 또 민감한 사안이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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