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부천FC1995와 이영민 감독은 일찌감치 ‘승격’을 목표로 세웠고, 이를 실현했다.

부천은 수원FC와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1,2차전 합계 4-2로 승리, 창단 후 처음으로 K리그1(1부) 승격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부천은 부천SK(현 제주 SK)가 2006년 제주로 연고지를 옮기자 시민구단 창단을 추진해 탄생한 구단이다. 2007년 12월 창단해 K3(3부)리그에서 소속됐고, 2013년부터 K리그2(2부) 무대에 발을 들였다.

창단한 지 18년만, 프로 무대에 발을 들인 지 12년 만에 거둔 결과물이다. 또 부천은 2부 원년 멤버 중 사라진 구단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2부에만 머문 팀이었는데 이 역시 해소했다.

부천은 2부에서도 예산이 많지 않은 팀이다. 지난시즌 인건비로 약 34억 억원을 지출해 13개 팀 중 10위에 머물렀다. 이번시즌에도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부천은 저비용 고효율로 그 효과를 누렸다.

부임 5년 차인 이 감독의 리더십과 지도력도 높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지난시즌 8위로 자존심을 구긴 이 감독은 동계 전지훈련부터 일찌감치 목표를 승격으로 세웠다. 부천을 플레이오프권에 도전할 수 있는 팀으로 만든 것에 안주하지 않았다. 이 감독 스스로도 ‘성과’를 내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 감독은 선수단 전체의 밸런스를 중요시하는 지도자다. 그러나 이번시즌 만큼은 달랐다. 베스트 11에 힘을 실었다. 물론 부침도 있었다. 시즌 초반에 공격적인 스리백으로 재미를 봤으나 실점도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이 감독은 젊은 수비진을 믿었다. 2002년생 홍성욱, 2000년생 이재원 등이 성장을 거듭했다. 뿐만 아니라 공격수 박창준을 측면 수비수로, 정호진에게 스리백의 한 축을 맡기는 등 변화도 주저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이 감독은 다른 팀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한 외국인 선수들을 데려와 장점을 극대화했다. 수원 삼성에서 뛰던 바사니는 핵심으로 도약, 승강 PO에서도 1,2차전 모두 득점했다. 교체될까 노심초사하던 몬타뇨에게는 출전 시간을 보장, 제 몫을 다하게 했다. 갈레고에게는 보다 자유로운 공격을 맡겨 효과를 봤다. 이 감독은 세심하게 외국인 선수들의 심리를 파악, 일대일 피드백을 통해 이들이 팀에 녹아들게 했다.

이 감독은 이제 부천을 이끌고 1부 무대로 향한다. 단순히 ‘덕장’을 넘어 지도력까지 입증한 이 감독이 1부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벌써 기대된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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