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고깃집 알바

1년 뒤 어엿한 1군 선수로

박찬형 “고생한 나에게 칭찬”

박찬형 “내년에는 풀타임 노린다”

[스포츠서울 | 청담=박연준 기자] 1년 전, 박찬형(23·롯데)은 야구를 이어가기 위한 금전 마련을 위해 고깃집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 1년 뒤, 그는 시상식 무대에서 “나에게 정말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담담히 말했다. 독립야구단 선수에서 롯데 1군까지 올라선 과정은 그 자체로 파란만장했다. 올시즌은 그의 야구 인생을 뒤흔든 전환점이었다.

롯데가 박찬형을 육성선수로 영입한 것은 지난 5월. 화성 코리요 소속으로 독립리그에서 뛰던 그는 입단 한 달 만에 1군 무대에 올라섰다. 그리고 단숨에 자신의 존재 이유를 증명했다. 올시즌 48경기, 타율 0.341, OPS 0.923을 적었다. 확실한 재능을 나타낸 시즌이었다.

박찬형은 “어렸을 때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잘하든, 못하든 야구장에서 즐기라고 하셨다. 그 말이 늘 마음에 남았다. 꼭 즐기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힘든 시절, 아버지의 이 한문장은 박찬형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지난 8일 열린 2025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서 박찬형은 의지노력상을 받았다. 그는 “이 상은 내가 아닌 지금도 더 힘들게 야구하는 선수들을 대신해 주시는 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겸손함이 배인 말이었다.

올시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억은 화려한 장면이 아니었다. 지난 9월3일 수원 KT전, 9회말 끝내기 송구 실책을 한 날을 떠올렸다. 박찬형은 “당시 내 실수로 팀이 졌다. 다시는 그런 실책을 범하지 않을 생각으로 계속 상기하고 있다”고 했다. 성공보다 실수에서 배움을 찾는 유형의 선수였다.

시즌 종료 후에는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그는 “수비 훈련에 80~90% 비중을 뒀다. 김민호 코치님께 기본기를 다시 배우면서 더 단단해지는 시간이 됐다”고 밝혔다.

야구가 무너질 것 같았던 1년 전을 생각하면 더욱 특별한 올시즌이다. 독립 리그에서 뛰며 생계를 위해 8시간 아르바이트를 하던 날들. 그는 그 시기를 떠올리며 “작년에는 알바를 하면서 비시즌을 준비했다. 지금을 생각하면 그때의 나에게 ‘정말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내년 목표는 명확하다. 1군 풀시즌 완주다. 박찬형은 “올해는 중간에 합류했지만, 내년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1군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체력과 유연성도 더 강화하려 한다. 더 나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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