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코믹 영화 ‘정보원’에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 막잠바에 강인한 인상이다. 겉으로는 정의로운 형사 같지만, 뒤로는 호박씨를 깐다. 선과 악의 교묘한 경계에 있다. 튀지 않고 안정적인 얼굴로 극에 보탬이 됐다. 이소영 형사 역을 연기한 배우 서민주다.

서민주는 최근 스포츠서울과 만나 “감독님을 잘 아는 사이였는데, 이번에 작품 들어가면서 만나게 됐다.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는데, 몇 번 더 보시더니 ‘너가 딱이다’라고 했다. 열정과 허당미가 동시에 있는 제 모습을 본 것 같다”고 했다.

이소영은 단단하고 강철같은 여형사 이미지지만, 우연찮게 계속 일이 꼬인다. 몰래 정보를 빼내려다가 위기에 처하는 인물이다. 자신을 좋아하는 오남혁(허성태 분) 형사의 마음을 이용하려다 스탭이 엉킨다. 그 과정에서 의외의 웃음이 나온다.

“처음엔 나쁜 길을 타려다, 오남혁의 진심을 알고 돌아서는 인물이죠. 허성태 선배와 함께 한 코미디 연기는 잊을 수가 없어요. 정말 경이롭게 봤어요. 연륜이라고 해야 하나, 촬영장에서 여유가 보이니까 멋있더라고요. 아이디어도 끊임없이 나오고요. 저 역시 긴 호흡은 처음이라 정말 많은 연구를 했어요. 많이 배웠어요.”

미스코리아 출신이다. 타이틀이 주는 아우라가 있다. 실제로 보면 엄청난 미인이다. 하지만 ‘정보원’에서는 美가 특별히 엿보이지 않는다. 의상은 남성성이 강하고, 화장도 거의 안 한 편이다. 형사의 얼굴이다.

“화장은 거의 안 했고요. 형사를 공부하기 위해서 경찰서도 가고 인터뷰도 했는데, 그냥 막잠바가 가장 잘 어울렸어요. 다들 그렇게 입으시더라고요. 그래도 한 번은 미를 드러낼 공간이 있었어요. 작품에 도움되는 방향으로만 생각했어요.”

여섯 자매 중 넷째다. 아들을 간절히 원했던 부모님 사이에서 딸로 태어났다. 충주의 작은 마을에서 컸다. 동네에서는 제일 가는 미인이었다. 공부도 잘했다. 부모 말도 잘 들어서, 늘 자랑거리였다. 셋째 언니랑 나이차는 8살이다. 사실상 언니파와 동생파로 나뉘는 가족 형태다.

미스코리아는 다섯째 동생의 꿈이었다. 우연찮게 미용실을 갔다 원장님의 추천을 받았다. “미스코리아는 민주가 해야겠네”라는 말에 마음이 움직였다. 그리고 1년 만에 미스코리아가 됐다.

“동생 세 명이 늘 작은 전쟁을 치루며 살았던 것 같아요. 저는 공부를 했고, 동생이 무용을 했어요. 동생이 미스코리아 나가려고 할 때 저랑 우연히 미용실을 갔는데, 저를 추천했어요. 왠지 한 번 도전해보고 싶더라고요. 저는 미스코리아이고요, 동생은 미스 서울이에요. 차이가 있어요. 하하”

연기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 직장을 다닐 게획이었는데, 주위의 추천으로 경험해본 연기 아카데미 3개월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연극 무대에도 서고 크고 작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면서 연기를 이어가고 있다.

“분량이 방대한 건 아니지만, 처음으로 ‘정보원’을 통해 설게라는 걸 했어요. 더 복잡하고 어려운데 재밌더라고요. 저는 관찰을 좋아해요. 어렸을 때부터 남을 잘 따라했어요. 재능이 없는 거 같진 않아요. 첫 연기라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늦게 시작한만큼 더 빠르게 잘 보완해서 좋은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저 액션도 자신 있거든요. 다 잘 하고 싶어요.”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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