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위수정 기자] 배우 조진웅이 미성년 시절 중범죄 이력을 인정하고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그가 주연을 맡은 tvN 대작 ‘두 번째 시그널’의 정상 공개 여부에 빨간불이 켜졌다. 문제는 이미 전 회차 촬영을 100% 마친 데다 후반 작업까지 진행된 상태라는 점이다. 주연 배우의 논란으로 촬영 전면 수정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실적으로 편집도, 재촬영도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작 현장과 업계에서 동시에 나오고 있다.

‘두 번째 시그널’은 2016년 방영돼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시그널’의 두 번째 시즌으로, 2026년 공개를 목표로 올해 초 촬영을 시작해 최근 모든 촬영을 완료했다. 김은희 작가가 다시 집필을 맡고 김혜수·이제훈·조진웅 등 원년 멤버가 10년 만에 재합류하면서 tvN이 20주년을 맞아 준비한 가장 큰 프로젝트로 꼽혔다. 하지만 조진웅의 과거 논란이 폭발적으로 확산되면서 작품 전체가 흔들리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조진웅은 시즌2의 서사를 이끄는 핵심 인물 ‘이재한’ 역을 맡아 가장 많은 분량을 소화한 주연이다. 방송 관계자는 “조진웅은 조연이 아니라 중심이다. 분량 자체가 워낙 커서 일부 편집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현재 단계에서 주연을 통째로 빼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미 후반 작업에 돌입한 상황에서 재촬영을 추진하는 것도 현실성이 없다. 김혜수, 이제훈 등 톱배우들의 스케줄을 다시 조율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고, 수백억 원의 제작비를 다시 투입할 수도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결국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예정대로 방송을 강행하거나, 공개를 연기하거나, OTT 단독 공개 등 방식을 조정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어떤 선택이든 후폭풍은 불가피하다. 예정대로 송출할 경우 조진웅을 둘러싼 비판 여론이 부담이고, 공개 연기는 제작사, 방송사, 광고주 등에 막대한 손실을 안긴다. OTT로만 공개하는 방법 역시 tvN 20주년 프로젝트라는 상징성이 훼손되는 단점이 있다. 현실적으로 ‘전면 취소’는 거의 불가능한 선택지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팬들의 충격 역시 크다. ‘시그널’은 10년간 후속작 요청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팬덤이 견고했고, 시즌2 발표만으로도 업계를 뒤흔들 만큼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주연 배우의 과거 논란으로 작품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면서 “10년을 기다렸는데 이런 일로 무산되는 건 너무 억울하다”는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tvN 측은 현재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공식 입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촬영이 모두 끝난 상태에서 주연 배우가 사실상 하차한 셈이 된 이번 사태는 한국 드라마 제작 역사에서도 전례가 없는 일로 기록될 전망이다. ‘두 번째 시그널’이 어떤 형태로 시청자를 만나게 될지, 혹은 아예 계획 자체가 흔들리게 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wsj0114@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