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글·사진 | 양평=원성윤 기자] 7년 만에 돌아온 ‘황제’ 지드래곤(GD)이 외친다. “I got the power, the power power, 억까 짤 퍼다 샬라샬라하다가 shout out.”
그가 내뿜는 자신감과 에너지는 대체 불가능하다. 그리고 여기, 자동차계에도 지드래곤처럼 등장만으로 공기의 흐름을 바꾸는 존재가 있다. 영국 럭셔리의 정수 애스턴마틴이 작정하고 내놓은 슈퍼 SUV, ‘DBX707’이다. 강남 도산대로 한복판, 이 ‘오렌지색 야수’에 올라타 액셀을 밟는 순간 머릿속엔 오직 GD의 신곡 ‘POWER’만이 맴돌았다. 이건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힘(Power) 그 자체다.
◇ 디자인: GD의 패션처럼…시선을 강탈하는 ‘오렌지 임팩트’



지드래곤이 두건을 쓰면 유행이 되고, 그가 신으면 품절이 된다. DBX707 역시 마찬가지다. 시승차의 ‘코스모스 오렌지(Cosmos Orange)’ 컬러는 도로 위의 무채색 차들을 순식간에 배경으로 만들어버렸다.
“너무 튀지 않나?”라는 걱정은 기우다. 애스턴마틴 특유의 유려한 곡선과 근육질 차체는 이 과감한 오렌지색을 완벽한 ‘럭셔리 룩’으로 소화해 냈다. 전면부의 거대한 새틴 크롬 그릴은 엔진의 엄청난 열을 식히기 위한 숨구멍이자,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마스크다. 22인치 휠과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의 조합은 마치 GD의 화려한 액세서리처럼 빛난다.
◇ 퍼포먼스: 707마력의 ‘POWER’, 억까는 실력으로 잠재운다


“Don‘t worry, I’m G. Only I got the power.”
시동 버튼을 누르자 쿼드 배기구에서 터져 나오는 으르렁거림은 맹수의 포효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았다. 4.0L V8 트윈 터보 엔진이 뿜어내는 최고출력 707마력, 최대토크 91.8kg·m의 힘이 2.2톤의 거구를 단 3.3초 만에 시속 100km로 밀어붙인다.
기자가 느낀 것은 단순한 가속이 아니었다. 등짝을 시트에 처박아 버리는 무자비한 ‘직발감(Straight-line performance)’이었다. 습식 클러치 방식의 9단 변속기는 래퍼가 속사포 랩을 뱉어내듯, 망설임 없이 기어를 바꿔 물며 차체를 쏘아 보냈다.
“무겁지 않아?” “SUV가 빨라봤자지”라는 세간의 ‘억까(억지 비난)’를 압도적인 실력(성능)으로 잠재우는 모습. 영락없는 지드래곤이다.
◇ 핸들링: ‘R.O.D.’의 유연함, 거친 비트 위를 춤추다



코너링에서는 GD의 또 다른 명곡 ‘R.O.D.(Ride or Die)’가 떠오른다. 슈퍼 SUV는 직진만 잘한다는 편견을 깼다. 전자식 능동형 롤 컨트롤(eARC) 시스템은 코너를 돌 때 차체가 기우뚱하는 롤링 현상을 완벽하게 잡아준다.
마치 무대 위에서 자유분방하게 춤을 추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GD의 퍼포먼스처럼, 거친 코너를 유연하고 민첩하게 빠져나간다.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는 이 일체감, 말 그대로 ‘Ride or Die’다.
◇ 총평: ‘대체 불가’ 아이콘을 소유한다는 것


애스턴마틴 DBX707의 가격은 3억 원대 초반부터 시작한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차는 아니다. 하지만 지드래곤이 ‘One & Only’ 아이콘이듯, DBX707은 도로 위에서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을 선사한다.
남들의 시선을 즐기는가? 압도적인 ‘POWER’를 손에 쥐고 싶은가? 그렇다면 정답은 이 오렌지색 야수뿐이다. “I got the power. 감히 누가 날 평가해?”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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