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박서진이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 앞에서 모든 자식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무대 위에서는 늘 웃던 효도 아들이었지만, 정작 가장 필요한 순간 곁에 있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 앞에서는 “노래도 안 하고 싶다”는 속마음까지 터져 나왔다.

지난 22일 방송된 KBS2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에서는 박서진이 아버지의 뇌혈관 이상 소식을 뒤늦게 전해 듣고 충격과 자책, 가족 간의 오해까지 한꺼번에 맞닥뜨리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밤중에 화장실에 가다 극심한 어지럼증으로 쓰러진 아버지는 뇌졸중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검사 결과 뇌혈관 하나가 막혀 있는, 마치 “뇌 안에 시한폭탄을 가지고 다니는” 수준의 위험한 상황이었다. 상급종합병원으로 옮겨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는 말에, 박서진은 제작진에게 직접 소식을 전하며 불안과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가족들은 박서진이 공연 스케줄로 더 걱정할까 봐, 이 사실을 일부러 뒤늦게 알렸다.

박서진은 가족들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속상함을 숨기지 못했다. 특히 아버지 검진일에 일본 공연이 잡혀 있어 미리 스케줄을 조정할 수 없었던 상황이 겹치며, 동생 효정에게 미움과 서운함이 동시에 치밀어 올랐다.

박서진은 “성공하면 가족을 잘 챙기겠다”고 다짐해 온 만큼, 정작 이런 순간에 곁에 있어주지 못한다는 현실이 더 가혹하게 다가왔다.

먼저 세상을 떠난 형들의 이야기를 꺼내며 “형들만큼 아프지 않다”라고 스스로를 축소하는 아버지에게는 “노래도 안 하고 싶다”는 말이 불쑥 튀어나왔다. 하지만 이내 “병원에 같이 못 가서 미안하다”는 진심을 전하며 복잡한 감정 끝에 먹먹한 눈물을 삼켰다.

‘살림남’을 통해 꾸준히 가족 이야기를 나눠 온 박서진이기에, 이번 에피소드는 시청자들에게 더 무겁게 다가왔다. 아버지의 건강 이상 앞에서도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이 아빠에게는 효도다”라고 말하는 아버지와, 그 말 때문에 더 마음이 무거워진 아들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kenny@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