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백승관 기자] 콘텐츠 스타트업 퍼블리 창업자이자 10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박소령 대표가 실패에 대해 회고했습니다. 책의 구성이 독특한 게 회사를 운영하면서 겪은 일들에 대한 소회를 ‘예전의 생각’으로 메모한 내용을 챕터를 나눠 ‘지금의 생각’이라 명명하면서 다시 리뷰하는 형식을 취했다는 거에요. 예전엔 이랬는데요, 지금은 아니에요 입니다. 물론 항상 다른 입장을 취하는 건 아닙니다. 생각이 강화되기도 합니다.

사업의 시작부터 매각까지, 실패의 기록은 그야말로 만감이 교차합니다. 책임감에서 비롯한 아쉬움, 오판에서 떠오르는 후회, 그리고 자주 의지와 결의를 재차 곱씹는 자기 고백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창업을 하면서 자금을 유치하고, 조직을 개편하고 주주를 대면하는 과정에서 의미있는 체험과 리뷰를 공유합니다. 사업에 대한 경험이 있는 이에게는 충분히 공감되는 이야기들입니다.

개인적으로 ‘콘텐츠사업’을 시작하여 ‘휴업(실패)’까지 했던 경험 때문에 책에서 대면하는 장면들이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지식콘텐츠 유료구독’이라는 도전, 투자 유치와 확장의 꿈, 사업모델의 한계와 조직 내 갈등 등이 빠짐없이 등장합니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성공이 눈에 보이는 숫자가 아니라, 실패를 통해 배운 것들이야말로 진짜 자산이라고 주장하죠.

또한 예의 그렇듯 ‘실패’를 통해 저자가 사업에 대한 책임을 지고 주도권을 되찾는 과정으로 풀어냅니다. 실패 이후에도 가만히 서 있는 것이 아니라 통과하고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고요. 저 또한 회사를 정리하면서 오랫동안 실패의 그림자에 머물러 있었으니까요. 실패는 한 시점의 사건이 아니라 긴 터널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통과하게 마련이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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