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가수 임영웅의 팬클럽 영웅시대 봉사나눔방 ‘라온’이 올겨울에도 양평 로뎀의집을 찾았다. 숫자만 놓고 보면 단순한 김장 봉사지만, 3000포기 배추와 54개월 동안 이어진 발걸음이 쌓여 하나의 기록이 됐다.

라온은 11월 15일 양평 로뎀의집에서 53번째 급식봉사를 진행했다. 이날은 연간 큰 행사로 꼽히는 겨울 양식 김장 봉사와 함께 232만 원 상당의 기부가 이뤄졌다. 로뎀의집은 중증장애아동들이 거주하는 시설로, 라온은 이곳에 매달 150만 원의 급식비와 각종 물품을 후원하고 직접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는 주방 급식봉사를 병행하고 있다.

이번 김장 봉사는 3000포기라는 만만치 않은 물량이었다. 라온 측은 “작년보다 더 늘어난 양인 3000포기의 배추가 준비됐다고 해서 이른 새벽에 서둘러 양평까지 달려갔다”고 전했다. 도착 후 쌓여 있는 배추 더미에 놀랐지만, “로뎀의집 천사들의 일년 양식을 준비해 준다는 뿌듯함으로 힘든 줄도 모르고 즐거운 마음으로 임했다”고 했다.

김장을 준비하느라 평소처럼 조리를 하기 어려운 만큼, 점심 급식은 특별식으로 채웠다. 치킨과 피자, 떡과 과일을 제공했고, 이와 별도로 젓갈 구입비와 한우 양지 10kg, 한우 잡뼈 10kg를 후원해 총 후원 금액은 232만 원에 이르렀다.

이날 봉사에는 날씨도 힘을 보탰다. 라온은 “다행히 햇살이 따뜻한 날씨가 도와줬고, 무엇보다 행복하게 임했던 봉사자들의 열정과 노동요가 되어 준 영웅님의 노래 덕분에 흥을 내며 엄청난 양의 김장을 마무리하고 기쁜 마음으로 돌아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로뎀의집 이정순 원장은 “매달 급식봉사도 감사한데 해마다 많은 양의 김장까지 감당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덕분에 걱정 없이 겨울을 보낼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라온은 “같이의 가치를 실천하는 가수 임영웅의 팬으로서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한 온기가 되고자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름 그대로 기쁨과 즐거움을 의미하는 ‘라온’이라는 이름에, 팬덤의 방향성이 투영돼 있다.

이들의 발걸음은 로뎀의집에만 머물지 않는다. 라온은 남들이 꺼려하는 어려운 곳, 미처 손길이 닿지 않는 소외 지역을 찾아 매달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54개월 동안 로뎀의집을 비롯해 쪽방촌, 용산 박스촌, 서울시아동복지협회, ‘희망을파는사람들’을 통한 급식 봉사, 어려운 청소년 자립 지원, 서울대어린이병원을 통한 중증 어린이 환자 후원, 로뎀의집 재건축비 후원까지 발걸음을 넓혀왔다.

지금까지 라온이 각 현장에 보낸 총 후원액은 1억8749만 원. 무대 위 한 명의 가수를 응원하는 마음이 현장에서 이웃의 겨울을 지탱하는 숫자로 쌓이고 있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