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하이브가 세 명에 대한 ‘진의를 확인한다’고 했다. ‘실질적으로 다섯 명이 가는 줄 알았고, 항소 기한도 끝났고, 돌아가는 건 당연하고, 거기에 축하한다고 말했는데, 왜 어도어는 3:2란 분리 구조를 만들어서 일부는 받고, 일부는 안 받는 식으로 했을까’ 궁금해했다. 안타깝다는 입장이었다.”

어도어 전 대표 민희진과 긴밀히 협력한 노영희 변호사의 발언이다. 2개의 입장문을 발표한 민희진의 의중을 전한 것이다. 왜 어도어가 미리 협의한 해린과 혜인, 뒤늦게 복귀 의사를 밝힌 민지, 하니, 다니엘로 ‘2:3 구도를 만드느냐’ 하는 민희진의 불만을 대신 밝힌 셈이다.

어폐가 분명하다. 원인과 결과를 뒤바꾸는 교묘한 물타기다. 본질 흐리기다. 어도어는 2:3 구도를 나눈 적이 없다. 두 가지 방식의 복귀 의사에 다른 답을 내놨을 뿐이다. 액션이 다르니, 리액션도 달랐던 것이다.

해린과 혜인은 어도어와 약 일주일 간 긴밀한 대화와 협의를 거쳤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지만, 그간 소송 국면을 거치면서 틀어졌던 서로의 속내를 허심탄회하게 꺼내놓고 타협하는 시간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2인 복귀 관련 미디어 메시지도 어도어의 주도 아래 이뤄졌다.

민지, 하니, 다니엘은 일방적 통보였다. 어도어에게 의견을 구했으나 답이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방적인 입장문을 냈다. 패장이 으름장을 놓으며 돌아오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어도어를 완전히 무시한 통보였으니, “진의를 확인 중”이라는 답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어도어로서는 상식적인 대응이다. 적어도 해린과 혜인처럼, 취할 건 취하고 내줄 건 내주는 협의 과정이 있어야 했다.

따라서 2:3 구도는 어도어가 만든 것이 아니다. 어도어의 회신을 기다리지도 못하고, ‘통보’를 선택한 3인의 결정 탓에 빚어진 결과다.

일련의 과정은 가요계는 물론이고 대중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에 ‘이진스’ 혹은 ‘삼진스’라는 단어가 나오는 것도 그 방증이다. 민희진이 협의와 통보의 방식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의도적 외면으로 해석된다. 세 멤버가 저지른 무례한 방식에는 침묵하고, 2:3 구도에만 초점을 맞춰 어도어를 공격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민희진은 최근 뉴진스를 두고 “보호받아야 하고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속칭 ‘뉴진스맘’이라면, 2인과 3인이 따로 떨어지게 놔둘 것이 아니라 5인이 함께 복귀하도록 중재했어야 했다. 뉴진스와 그 가족 그리고 민희진의 관계가 끈끈하다는 사실이 충분히 알려진 마당에, 이제 와서 어도어에 책임을 묻는 건 모순이다.

민희진의 발언에 힘이 실리지 않는 것도 대중이 그 의도를 의심하기 때문이다. 민희진은 자신의 분쟁 과정 속에 뉴진스를 각종 위험에 노출시켰다. 긴급 기자회견 및 법원 출두 등에 뉴진스가 직접 나서야 했다. 뉴진스의 ‘아티스트 이미지’를 훼손시키는 행위다. 멤버들을 진정으로 아낀다면 만류했어야 했다. 민희진의 이번 메시지를 두고 대중이 진정성을 파고드는 것도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민희진이 자초한 일이다.

‘솔로몬의 재판’으로 이 상황을 대입할 수 있다. 한 아이를 두고 서로 친엄마라 우기는 두 여인이 있자, 솔로몬 왕은 아이를 둘로 갈라 나누자고 했다. 가짜 엄마는 받아들였고, 진짜 엄마는 자신이 포기할 테니 아이를 죽이지 말아달라고 울며 빌었다.

민희진이 진짜 ‘뉴진스 맘’이라면 “왜 2:3 구도를 만드느냐”고 꾸짖을 게 아니라, 뉴진스가 어도어에서 다시 회복할 수 있게 응원한 채, 선은 그어야 한다. 답은 수천 년 전에도 나와 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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