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냉정하게 돌아보지 않으면 올해 ‘최대 목표’인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전망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서 4위에 머문 ‘이민성호’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지난 24일 베트남과 대회 3,4위전에서 전·후반 연장까지 2-2로 맞선 뒤 승부차기에서 6-7로 져 4위에 머문 뒤 25일 귀국했다. 한국은 조별리그부터 8강~4강~3,4위전까지 6경기에서 2승(2무2패)에 머물렀다. 공수에서 모자람이 많았다. 이 감독과 코치진은 디테일한 복기와 더불어 묘책을 찾아야 한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세 가지 시선이 따른다.
첫째 ‘부상 악령’. 이 감독은 애초 유럽파 차출은 쉽지 않았지만 K리그의 수준급 자원으로 베스트11을 구상했다. 그러나 예기찮은 줄부상이 따랐다. 황도윤 박성훈(이상 서울) 박현빈(수원 삼성) 서재민(인천) 등이 낙마했다. 설상가상 가장 중요한 선수 중 한 명인 강상윤(전북)이 이란과 1차전(0-0 무)에 출전했다가 왼 무릎 인대 부상으로 소집 해제됐다. 이 감독은 콤팩트하게 공수 간격을 둔 뒤 강한 압박과 빠른 전환을 그린다. 하지만 주전 자원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이를 수행할 대체자가 눈에 띄지 않았다. 센터백 신민하(강원)가 2골을 넣은 것을 포함해 공수에서 기둥 구실을 했다.
둘째 ‘동기부여 결여’. 선수의 절박한 의지를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견해가 많다. 일본과 4강전, 베트남과 3,4위전만 해도 상대보다 경기에 대한 몰입도, 투지 등이 부족했다. 이번 대회는 ‘당근’이 없다. 2028 로스엔젤레스(LA)올림픽 티켓이 걸린 대회는 2년 뒤 열린다. 일본과 우즈베키스탄 등이 2년 뒤 대회를 고려해 21세 이하로 대표팀을 꾸린 배경이다. 그럼에도 ‘아시아의 호랑이’를 자부하는 한국 축구에 자존심이 걸려 있고, 이 대회는 아시안게임의 전초전으로 불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번에 소집된 선수 중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을 자원은 소수로 보인다. 아시안게임 땐 배준호(스토크시티) 양민혁(코번트리)처럼 이 연령대 유럽파가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또 병역을 해결하지 못한 엄지성(스완지) 양현준(셀틱) 등 A대표팀을 오가는 유럽파가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로 뽑힐 수 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도 알고 있다. 아시안게임 엔트리 합류를 위해 무리하는 것보다 부상 없이 소속팀으로 돌아가 뛰는 게 낫다고 여길 만하다.
셋째 ‘소극전 전술’. 가장 아쉬운 건 일본전이다. 한국은 일본의 빌드업을 의식해 전반부터 4-5-1 포메이션으로 수비 블록을 쌓고 소극적으로 맞섰다가 선제 실점했다. 후반 공세를 펼쳤지만 공격수 역량이 떨어졌다. 베트남전에서도 한때 수적 우위를 안았으나 신민하처럼 높이를 지닌 수비수를 전지배치해 공중전을 펼친 것 외엔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대회 기간 승부처에서 현재 자원을 극대화할 번뜩이고 과감한 전술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세 가지 시선은 결국 이 감독과 코치진의 책임이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도 여러 변수가 따를 수 있다. 축구에서 늘 100% 셋팅은 없다. 지금부터라도 지혜를 모아 디테일한 플랜B, C 수립에 나서야 한다.
이 감독은 귀국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좋지 않은 모습과 결과를 보인 것에 팬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거듭 드린다”라며 “오는 9월 아시안게임이 중요한 만큼 더 나은 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믿고 기다려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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