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가슴으로 바라보는 가치를 이여기하는 연극 ‘라스트 호프(Last Hope)’가 한국을 찾는다.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해외 초청 공연으로 펼쳐지는 ‘라스트 호프’는 11월14~16일 서울 충정로에 있는 국내 최초의 장애예술 표준공연장인 모두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

‘라스트 호프’는 칠레의 공연창작단체 ‘콜렉티보 쿠에르포 수르’의 작품으로, 1%의 시력밖에 남지 않은 배우 힐다 스닙페와 퍼포머 에바나 가린이 시각을 상실한 이가 세상을 보는 다른 방식을 전한다.

네덜란드 출신의 배우 힐다 스닙페는 유전성 안질환으로 시력을 잃었다. 하지만 30여년간 접근성과 포용을 위한 사회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레이우아르던 시청 접근성 실무그룹’ 의장을 맡고 있으며, 그룹은 UN 장애인권리협약 이행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작품을 통해 오랫동안 소망했던 안데스산 설원의 여행을 촉각적이고 감각이 충만한 체험으로 펼쳐, 초연 당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작품은 시각 중심의 세계에 질문을 던지며 감각의 다중성과 기억의 층위를 탐구한다. 이미지가 지배하는 무대 위에서 시각의 우위가 희미해질 때, 무대는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느끼는 공간’으로 변하고 두 배우의 속삭이는 질문은 인식의 틈을 연다.

나아가 보는 것이 단지 ‘현재’를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본 것부터 기억 속에 새겨진 것까지 끌어낸다고 주장한다.

힐다 스닙페는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모두가 소중한 존재로 함께할 수 있는 사회의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