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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FA 등급제 도입할까’
프로야구 10개 구단 단장들이 부산 L호텔에서 1박2일간 윈터미팅을 열고 자유계약선수(FA)제도 개선 등 야구현안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했다.
올 겨울 스토브리그 FA시장은 양극화현상이 두드러졌다. 4년기준 80억원 이상의 초대형 계약을 한 선수가 3명(최정,장원준, 윤성환)이나 나온 반면 이재영 나주환 이성열 등은 아직 FA계약을 완료하지 못해 미아가 될 위기에 처했다. 몸값 폭등과 미아방지를 위한 해결책으로 FA등급제가 떠올랐다.
FA등급제는 FA대상선수를 연봉 또는 기록을 기준으로 단계별로 분류하고, 등급에 따라 보상선수나 보상방법을 달리 하는 것이다. 현행 FA제도는 모든 FA가 같은 보상 규정(보호 선수 20인 외 1명+해당 FA 연봉의 200% 혹은 해당 FA 연봉의 300%)에 묶여 있다. 구단들은 대어급 FA 영입을 위해서는 보상 규정을 감수하지만, 그 이하로 판단하는 선수에 대해서는 보상 규정을 들어 영입을 포기하기도 한다. 등급에 따라 선수보상 여부를 달리하면 계약이 활성화돼 몸값 폭등을 막고, 미아도 방지할 수 있지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나온 복안이다.
일본 프로야구는 팀 내 연봉으로 FA 선수를 A, B, C 등급으로 나눠 보상 규정을 달리하고 있다. 상위 3명을 A등급으로, 4∼10위는 B등급으로 구분하고 타 팀이 이들을 영입하면 보호선수 28명 외 선수와 보상금(A등급 연봉의 50%, B등급 연봉의 40%)을 지급한다. 하지만 구단 연봉 상위 10위 안에 들지 못한 FA를 영입할 때는 보상 선수나 보상금을 내줄 필요가 없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2012년부터 구단이 퀄리파잉 오퍼(상위 125명의 평균연봉으로 1년 계약)를 제시한 선수가 이를 거부하고 FA 시장에 나오면 FA를 영입한 팀은 신인 1라운드 지명권을 상실하고, 원소속팀은 1라운드와 2라운드 사이에 신인 선수를 지명하는 보상 라운드 지명권을 한 장 받는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각 구단 단장들은 메이저리그보다는 일본의 FA등급제를 현실적인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프로야구를 그대로 모방하는 것은 아니고 국내현실에 맞게 뜯어고쳐야한다. B급 대상선수를 FA자격취득 직전 연봉을 대폭 올려 A급으로 변하게 할 수도 있기때문에 평균 연봉을 기준으로 하자는 안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KBO 정금조 운영육성부장은 “아직 결정난 것은 없다. 현행 FA제도의 문제점을 모두 다 인식하고 큰 틀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FA등급제를 도입하더라도 우리현실에 맞게 수정할 사안이 많다. 일단 제도의 장단점을 설명했고, 내년 1월 다시 만나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국인선수 몸값 폭등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대해서는 규약 개정보다는 구단간의 신사협정 및 협상창구 단일화가 주된 방안으로 떠올랐다. 몸값 폭등의 주된 이유가 구단간의 과열경쟁, 이를 이용한 에이전트의 농간때문이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어느 한 구단이 영입대상선수와 협상을 시작하면 다른 구단은 경쟁을 자제하도록 하는 방안이 나왔다. 또 농간을 부리는 에이전트에 대해서는 향후 페널티를 가할 수 있는 조항을 마련하자는 의견도 개진됐다.
KBO는 내년 1월 중 실행위원회를 거쳐 구체적인 제도개선안을 확정지을 계획이다.
이환범 선임기자 whit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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