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주, PO 4차전서 3.1이닝 무실점 호투
한화 ‘이겼다면 데일리 MVP감’
포수 최재훈과 완벽한 호흡 펼쳐
‘절친’ 삼성 배찬승과 통화 보류 “삼성 기세가 너무 좋아서”
도겸 OST “뜨거운 함성에 몸을 날려” 되새기며

[스포츠서울 | 대전=김민규 기자] “뜨거운 함성에 몸을 날려~”
가수 도겸(세븐틴)이 부른 드라마 OST ‘Go!’의 가사다. 열아홉 살 전사의 마음을 울린 소절이다. 한화 ‘차세대 에이스’ 정우주 얘기다. 정우주는 플레이오프(PO) 4차전에 선발 등판해 3.1이닝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꽁꽁 묶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화가 이겼다면 데일리 MVP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마지막 ‘끝장 대결’만 남았다. 그는 한국시리즈(KS) 마지막 순간까지 뛰고 싶다는 각오다. 한 곡 반복 재생으로 수없이 들어온 ‘뜨거운 함성에 몸을 날려’란 가사처럼, 정우주가 다시 한화의 가을을 흔들 준비를 마쳤다.

앞서 정우주가 펼친 PO 4차전 투구는 단어 하나로 정의된다. 바로 ‘담대함’. 67개의 공을 뿌리며 스트라이크 39개, 볼넷은 단 1개. 최고 시속 155㎞ 속구에 낙폭 큰 커브, 슬라이더의 낙차가 완벽히 어우러졌다.
“하이존으로 가야 속구가 산다”는 포수 최재훈의 조언을 새겨들었다. 이날 결정구는 전부 하이 패스트볼이었을 정도. 정우주는 “(최)재훈 선배님이 ‘결정구는 하이 패스트볼로 가자’고 얘기했다. 선배님의 사인에 한 번도 고개를 안 흔들었다. 리드를 잘 따르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마운드 위에서는 무표정, 더그아웃에서 미소로 분위기를 띄웠다. 그는 “마운드에서는 긴장해서 표정이 없었던 것”이라며 웃었다.
그런데 포수 최재훈의 한 제스처가 그를 웃게 만들었다. 정우주는 “항상 투볼 상황이 되면 재훈 선배님이 ‘힘 빼’라는 제스처를 하는데, 그 모습이 웃겼다”고 설명했다. 완벽한 배터리 호흡. 그 짧은 미소 속에도 팀워크가 있었다.
경기 후 ‘절친’ 삼성 배찬승과 통화했느냐는 물음에 그는 “일부러 안 했다. 삼성 기세가 너무 좋아서 괜히 기 뺏길까 봐 싫어서 안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가볍게 웃었지만, 속내에는 승부사의 집중력이 묻어났다.

정우주는 경기 전마다 도겸이 부른 OST ‘GO!’를 들으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그는 “‘뜨거운 함성에 몸을 날려’라는 가사가 너무 좋다. 그걸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올해 PO 시리즈, 대전과 대구를 물들인 주황색 우비 물결에 대한 감동도 전했다. 정우주는 “울컥했다”면서 “마운드에서 엄청 크게 포효하고 싶었는데, 잘 안되더라. 나는 아직 좀 쑥스럽다”고 고백했다.

김경문 감독은 일찌감치 그를 가을 선발 카드로 점찍었다. “어린 선수지만 담대하다. 큰 경기에서도 위축되지 않는다”고 강한 신뢰를 보냈다. 그 믿음은 현실이 됐다. 비록 김서현 카드가 실패로 돌아갔지만, 정우주는 ‘과감한 결단’이 낳은 대성공이었다.
끝으로 그는 “원래도 가고 싶었지만, 이제는 더 간절하다. 오늘 꼭 이겨서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던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열아홉 살 정우주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분명한 것은 그가 한화 마운드의 미래이자, 가을야구의 가장 눈부신 발견이라는 사실이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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