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글·사진 배우근 기자] 첫인상은 들었던 그대로다. 기아차 디자인 담장자가 EV9을 설계하면서 염두에 둔 것 “20년 뒤에도 올드하지 않게”.

각을 살린 실루엣, 디지털 타이거 노즈, 야간에 살아나는 패턴 라이팅 그릴까지, 전기 SUV의 새 챕터를 전면에 내세운 얼굴이다.

전체적으로 각진 외모지만, 20년후 미래를 상정하면, 단순한 직선미가 더 효율적이겠다는 생각도 든다.

기아의 EV시리즈가 대체적으로 미래적 라인을 그리고 있지만, 대형전기자 EV9도 한몫 한다. 과연 20년 후에도, 거리에서 만날 EV9이 세련미로 다가올지는 지켜볼 일이다.

EV9의 수치는 대형급급니다. 5010×1980×1755mm(전장×전폭×전고)로 웅장하다. 체감은 팰리세이드보다 우람하고, 카니발과 비슷한 존재감이다. 가까이에서 대면하면 더 크게 느껴진다.

그리고 내부도 넉넉하다. 전용 플랫폼(E-GMP) 덕에 플로어가 완전히 평평해 1~3열 모두 ‘여유’가 기본값이다. 2열 스위블 시트(선택)는 180° 회전·측면 회전 가능으로 공간을 더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와 함께 넉넉한 수납(2열 컵홀더만 4개)도 눈길이 간다. 3열을 세워도 짐 공간이 남고, 눕히면 차박이다.

2열·3열 독립 공조와 확산형 루프 에어벤트, 곳곳의 수납은 ‘탈수록 발견’이 있다. 패밀리·레저 동선에 현실적이다.

실제 운행을 해보니, 소음이 적다. 전기차 특유의 ‘윙~’거리를 찾기 위해 귀를 기울였는데, 잘 들리지 않는다.

가속페달을 밟으니 초반 가속은 전기차답게 매끄럽다. 변속충격이 적어 속도계가 막힘없이 상승한다. 승차감은 만족스럽다. 아이를 태우거나 어르신을 모실때 그 부드러움이 편안함을 제공한다.

감속 페달 감각도 일정해서 2톤대 후반 덩치를 안정적으로 다룬다. 도심에서 방지턱은 충격을 흡수하며 넘어간다. 노면 소음 차단력도 높아 가족탑승에 적절하다.

고속도로의 직선구간에서는 속도에 비해 느리게 가는 것처럼 정숙하다. 다만 조향시 약간의 출렁임이 있다. 고속 안정성에서 다소 물렁하게 느껴지는 지점이다.

스티어링 응답은 반 박자 여유, 회생제동은 다단 조절이 가능하지만 급감속 구간에서 이질감이 살짝 묻어난다. 민감하지 않은 운전자라면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배터리 99.8kWh이고 4WD(21인치) 기준 최고출력 283kW에 최대토크 600~700Nm의 퍼포먼스를 낸다. 전비·주행거리는 공인 최대 501km(19인치 2WD)이고 환산 전비 약 5.0km/kWh(501km÷99.8kWh)다. 복합 전비는 3.8~4.2km/kWh(도심 4.1~4.8 / 고속 3.3~3.7)다.

실사용시 배터리 용량이 충분해, 휴일 근교 왕복과 도심운행시 추가 충전은 필요없을듯 하다.

인포·공조 통합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직관적이다. 타종의 현대기아차처럼 방향지시등을 켜면 계기판에 측면 카메라 뷰가 뜬다.

전방주시하는 운전자의 경우, 일일이 확인이 용이치 않지만, 동승자와 더블 체크시 유용하다.

그리고 고속도로 주행 보조·내비 기반 스마트 크루즈 등 ADAS가 장거리 피로를 확 낮춘다.

트림·옵션·프로모션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7000만 원대 초중반~8000만 원대 구간이다. 상위트림은 1억원에 육박한다.

이 가격대면 수입 프리미엄 SUV와 비교가 시작되지만, 동급 3열 순수 전기 대안이 드문 ‘블루오션’이라는 점이 경쟁력이다.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