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추석 황금연휴, 길게는 열흘 동안 펼쳐질 시간은 누구에게나 ‘몰아보기’의 절호의 기회다.

평소엔 바쁜 일상에 밀려 놓쳤던 예능들을 한 번에 따라잡을 수 있고, OTT가 쏟아내는 새로운 기획물들은 연휴를 더 짜릿하게 만든다.

먼저 넷플릭스 예능 ‘크라임씬 제로’는 용의자와 탐정이 된 플레이어가 그들 가운데 숨어 있는 범인을 찾아내는 레전드 롤플레잉 추리 게임이다.

추리 예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히 범인을 맞히는 게임을 넘어, 완벽하게 구축된 세트와 몰입감 있는 상황극으로 드라마적 긴장을 극대화한다.

4회까지 공개된 ‘크라임씬’ 제로는 ‘제로’라는 타이틀답게, 첫 사건부터 시리즈의 ‘근본’을 전면에 내세운 ‘폐병원 살인사건’과 플레이어들의 티키타카 케미스트리가 폭발한 ‘장례식장 살인사건’을 선보이며 ‘크라임씬’의 새로운 시즌을 기다려 온 팬들의 갈증을 완벽하게 해소했다.

또 넷플릭스 예능 ‘도라이버: 잃어버린 나사를 찾아서’는 완전히 다른 길을 택한다. 화려한 제작비나 새로운 포맷보다는, 과거의 예능 문법을 재조립해 익숙한 웃음을 선사한다.

‘홍김동전’ 폐지 이후 넷플릭스에서 다시 태어난 이 프로그램은, 소소한 토크와 게임, 분장과 벌칙, 단순한 퀴즈와 몸개그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바로 그 단순함이 강점으로 작용한다. 시청자는 특별히 집중하지 않아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출연자들의 호흡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재미에 끌린다.

쿠팡플레이의 ‘직장인들2’는 오피스 예능 장르의 가능성을 확장했다. DY기획이라는 가상의 중소 광고회사를 배경으로, 직원들이 스타 의뢰인과 맞붙는 설정은 직장인의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리얼리티 예능의 긴장을 불러온다.

시즌2는 공개 직후 쿠팡플레이 1위를 기록했고, 클립 누적 조회수가 5000만 건에 이르며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특히 최종회에 등장한 배우 지창욱은 카리스마 넘치는 고객으로서 즉석 라이브 방송 요청, 상황극 연기, 추억의 놀이 등 다양한 애드리브에 참여하며 직원들과 기싸움을 벌여 재미를 선사했다.

쿠팡플레이 ‘슈팅스타’는 스포츠와 예능의 결합이 얼마나 확장 가능성이 큰지를 증명했다. 은퇴한 축구 선수들이 다시 모여 리그에 도전하는 이 작품은, 단순히 과거 영광을 회상하는 자리가 아니다.

시즌2에서는 K3 구단을 상대로 경기를 치르며 수준 높은 경쟁을 경험한다. 런던 올림픽의 주역 구자철, AFC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이근호 등 국가대표 출신들이 합류해 팀에 무게감을 더했다.

강릉 원정 경기에서는 ‘무조건 공격해’라는 별명을 가진 강릉시민축구단을 상대로 긴장감 넘치는 승부를 펼쳤다. 경기 자체의 진지함과, 최용수·설기현 코치진의 유쾌한 농담이 결합되며 예능적 재미가 배가됐다.

추석 연휴가 최장 열흘로 이어지면서 OTT 예능들은 각기 다른 무기를 들고 시청자 앞에 섰다. 과연 어떤 작품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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