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가수를 넘어 연기자로서도 정점을 찍었다. 비로소 윤아의 시대가 도래했다.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는 tvN ‘폭군의 셰프’ 타이틀롤이다. 시청률은 15.4%(닐슨코리아 케이블 기준)를 넘었다. 특히 2030 시청자들이 윤아의 요리에 흠뻑 빠져들었다. 프랑스 요리 경연 우승 후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책자를 펼쳐든 뒤, 조선 중기로 떨어진 연지영 셰프의 경연기를 다룬다. 모든 이야기가 연지영으로 시작해 연지영으로 끝나는 드라마다. 윤아가 중심이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를 연상시키는 요리 경연이 이어진다. 왕의 신임을 얻기 위해, 대왕대비와 각종 후궁의 견제로 인해, 나라의 운명을 쥔 요리 대회 등 여러 이유로 요리 대결을 펼친다. 조선시대라는 제한된 환경에서 현대의 최고급 요리를 만들어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는다.

역사로 장난치는 수준의 설정 파괴지만, 묘하게 웃음꽃을 피운다. 매우 힘든 상황에 떨어진 연지영이 위기를 헤쳐나가는 과정이 흐뭇하고 기특하다. 세계를 호령한 셰프였던터라 어떤 순간에도 기죽지 않는 당찬 매력으로 조선의 궁을 휘젓고 있다. 조선 역사에서 가장 최악의 왕으로 꼽히는 연산군 이헌(이채민 분)마저도 완벽히 홀렸다.
단단하게 밀어부친다. 어떤 요리를 만들지 결정하고 재료를 어떻게든 공수한다. 결과를 향해 돌진한다. 위기가 닥치면 재빠르게 다른 방안을 모색한다. 괜히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의 셰프가 아니다. 재능도 뛰어난데 판단력마저 좋아 매 순간이 승리다. 실력과 매력으로 조선에서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셈이다.

‘폭군의 셰프’는 이전 퓨전 사극과도 궤를 달리 한다. 타임슬립 장르가 섞이면서 현대어와 사극 언어가 마구 교차한다. ‘플랜 비’ ‘포인트’ ‘서포트’를 비롯해 온갖 외래어를 마구 사용한다. 모두 사극 톤을 활용하는 가운데 연지영만 철저하게 현대적인 톤으로 연기한다. 분명 불협화음이 일어나야 하지만 윤아를 비롯한 제작진이 설계를 예리하게 한 결과 비교적 자연스럽다. 그 자연스러움이 묘한 신선함을 제공한다.
반응은 뜨겁다. ‘폭군의 셰프’는 호평 일색이다. 독특한 설정과 익숙한 이야기 전개, 예능을 섞은 설정에 배우들의 호연이 뒷받침 되면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예상 못한 포인트에서 웃음을 계속 생성한다. 윤아가 중심을 딱 잡고 연기를 하니, 튈 수밖에 없는 설정이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윤아는 요리와 연기, 무드, 코미디, 로맨스까지, 한두 가지가 아닌 숙제를 영리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악마가 이사왔다’로 여름 텐트폴 주인공을 꿰찬 윤아는 ‘폭군의 셰프’까지 성공시키면서 완벽히 정점에 이르렀다. 영화 ‘엑시트’ ‘공조2: 인터내셔널’ MBC ‘빅마우스’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윤아는 그 내공을 ‘폭군의 셰프’에서 펼쳐내고 있다. 대항마가 없는 올해 최고의 성과다. 꽃을 완전히 피웠다. 소녀시대에 이어 연기자로서도 최고의 위치, ‘화양연화(花樣年華)’가 만개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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