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첫 등판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강렬한’ 첫인상을 남긴 것은 확실하다. LG 선발진 마지막 퍼즐 맞다. ‘무적 철벽’ 소리가 나올 법하다. 앤더스 톨허스트(26)가 날았다.
톨허스트는 12일 수원 KT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안타 무사사구 7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뽐냈다. 투구수 단 77개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 호투다. 덕분에 LG도 11-2로 승리했다. 1위를 여전히 지킨다.

LG ‘승부수’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보내고 데려온 선수. 메이저리그(ML) 경력은 없다. 마이너에서는 트리플A까지는 올라왔다. 올해 트리플A 16경기(14선발)에서 4승5패, 평균자책점 4.67 기록했다. 이름값이라면 다른 선수보다 부족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와서 잘 던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법이다.
평균으로 시속 151~152㎞ 속구를 뿌렸다. 포크볼을 비롯해 커터, 커브 등을 구사했다. 투심도 던졌다. 77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54개였을 정도로 제구도 좋다.
사실 잠실에서 첫 불펜피칭을 진행했을 때 물음표가 살짝 붙기도 했다. 제구가 뜻대로 안 되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소위 말하는 ‘날리는 공’이 있었다. 실전에 들어가니 또 다르다.

LG는 외국인 투수 때문에 고민을 적잖이 했다. 그나마 요니 치리노스가 후반기 들어 페이스를 찾았다. 4경기 등판해 3승, 평균자책점 2.55다. 임찬규-손주영-송승기 토종 라인은 리그 최고를 논한다. 후반기 3명의 기록을 합하면 4승무패, 평균자책점 1.78이 된다.
한 자리가 문제였다. 에르난데스가 올시즌 14경기 66이닝, 4승4패, 평균자책점 4.23으로 주춤했다. 4승 가운데 2승이 삼성전이다. 삼성에게 확실히 강했다. 다른 팀을 만나면 힘들었다.
결국 LG가 칼을 뽑았다. 에르난데스를 보내고 톨허스트를 데려왔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불펜에서 미친 활약을 펼쳤으나, 다시 우승에 도전하려면 다른 투수가 필요하다가 판단했다.

그렇게 톨허스트가 왔다. 시작부터 시원하다. 빠른 공을 던지고, 변화구까지 갖춘 투수. 빅리그 커리어가 없어도 상관없다. 롯데 ‘에이스’로 올라선 알렉 감보아도 ML 이력 없는 선수다.
LG는 후반기 8할 승률을 기록하며 1위까지 올라섰다. 한화와 승차가 최대 5.5경기였는데, 이를 뒤집었다. 아직 안정권은 아니다. 2위 한화가 여전히 LG를 추격 중이다. 뿌리치고 싶다. 그래서 톨허스트의 호투가 더 반갑다. 선발-불펜-타선이라는 삼박자가 딱딱 맞아떨어진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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