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각종 시상식을 휩쓸었던 ‘변호사 드라마’가 다시 돌아온다.
지난 2022년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법정을 따뜻하게 비추는 시선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2024년 방송 된 SBS ‘굿파트너’는 장나라에게 연기대상을 안기며 법조 드라마의 명맥을 이어갔다. 그 바통을 tvN ‘서초동’과 JTBC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이하 ‘에스콰이어’)’이 잇는다.
지난 5일 첫 방송된 ‘서초동’은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을 배경으로 5명의 어쏘 변호사들이 겪는 일상과 성장, 관계의 온도를 그린다. 이종석은 한 로펌에만 몸담아온 9년 차 변호사 안주형으로 등장한다.
일에는 냉정하지만, 자신에겐 정직한 직장인이다. 매일 반복되는 루틴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그의 모습은 직장인의 초상을 담담하게 비춘다. 특유의 단단한 발성과 절제된 감정 연기는, 법정이라는 공간에 리얼리티와 집중력을 부여한다.
문가영은 초짜 변호사 강희지로 분해 드라마의 반대축을 이룬다. “한 사람의 삶을 바꾸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이상을 품고 로펌에 들어온 그는, 냉철한 안주형과 정면으로 부딪힌다.
다름은 곧 균형이 되고, 드라마는 그들의 시선을 통해 법정 이면의 온기를 끌어낸다. 여기에 강유석, 류혜영, 임성재가 각기 다른 가치관과 개성을 지닌 동료 어쏘 변호사로 등장하며, 사무실이라는 작은 사회를 보다 입체적으로 만든다.
수다스럽지만 정 많은 조창원(강유석 분), 책임감의 화신 배문정(류혜영 분), 돈이면 다 되는 줄 아는 하상기(임성재 분). 그들은 로펌이라는 낯선 공간을 각자의 방식으로 버틴다.

오는 8월 2일 첫 방송 예정인 JTBC ‘에스콰이어’는 보다 날카롭고 선 굵은 법조 드라마를 예고하고 있다.
이진욱은 대형 로펌의 실세 파트너 변호사 윤석훈 역을 맡아 냉철한 카리스마와 절제된 완벽주의자의 이미지를 극대화한다.말없이도 단호한 존재감, 회의실에서 법정으로 이어지는 무표정에서 성향을 알 수 있다.
그런 그 앞에 나타난 건 신입 변호사 강효민(정채연 분)이다. 정의감은 넘치지만 현실 감각은 부족한 이상주의자다. 정채연은 인간적인 시선과 따뜻한 태도로, 거대한 로펌 안에서 다른 온도를 만들어낸다.
두 작품은 법정물이라는 장르 안에서 직장 내 인간관계, 개인의 성장 서사, 그리고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풀어간다. 단지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바라보고 관계를 재구성하며 법정 밖의 이야기를 확장해간다.
‘우영우’가 법정에서의 소통을 통해 사회와 연결되고, ‘굿파트너’가 베테랑과 신입의 대립 속에서 현실을 짚어냈다면, ‘서초동’과 ‘에스콰이어’는 오늘의 직장인과 내일의 변호사를 품는다.
각기 다른 온도로 인간을 들여다보는 이 두 드라마가 과연 ‘우영우’와 ‘굿파트너’에 이어 법정물의 흥행 계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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