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축구단은 선수단과 사무국, 두 개의 바퀴로 굴러가는 조직이다.

강원FC는 정경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시즌 초반 부침을 겪었지만 최근엔 경기력, 결과 모두 안정을 찾고 있다. 정 감독은 시즌 초반 의욕적으로 주도적인 축구를 구사하려 했지만 스쿼드의 한계 속 새로운 스타일로 선회했다. 공격적인 수비로 상대를 압박하면서도 촘촘하게 중앙에 블록을 쌓고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하는 작전을 통해 재미를 보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 3승1무1패로 선방했다. 12경기에서 9실점으로 최저실점이다. 파이널A에 해당하는 6위에 자리하는 배경이다.

선수단은 경쟁력을 쌓아가며 상위권을 향하는데 조직의 또 다른 축인 사무국은 불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쓰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 나서는 강원은 준비 과정 속 춘천시와 갈등을 빚었다. 개최를 위해 협의하며 뜻을 모으기로 했으나 겉과 속은 다르다.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 3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홈 경기를 앞두고 강원 구단은 육동한 춘천시장을 비롯한 시청 관계자의 출입을 금지해 논란이 됐다. 김병지 대표이사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춘천시가 철거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춘천시축구협회를 중심으로 김 대표이사가 다른 지역과 춘천을 비교한 대목을 비판했다. 사과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지자체와 면밀하게 접촉하는 축구단, 그것도 도민구단이 지자체장의 축구장 출입을 막는 건 보기 어렵다. 이유를 막론하고 강원이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다.

지난 7일 강원 구단과 춘천시축구협회 주요 관계자가 만나 대화했다. 구단은 “축구는 축구 안에서 해결돼야 한다는 취지에 서로 공감하며 상호 발전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또 강원FC와 춘천시축구협회는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강원도와 춘천시 축구 발전을 위해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이사는 다음 홈 경기를 앞두고 춘천시축구협회 임관휘 회장을 만나기로 했다.

어떠한 이유라도 구단이 지자체와 대립하면 팀 분위기는 부정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한참 자리 잡는 정경호호에도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따른다. 갈등 봉합이 시급한 이유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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