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없을 때 정말 힘들었지. 봐서 알잖아요.”

이래서 사자군단에는 ‘캡틴’ 구자욱(32)이 필요하다. 부상을 털고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선다. 존재감이 무시무시하다. 특히 클러치 능력이 돋보인다. 정규시즌 기대감이 커진다.

8~11일 시범경기 네 경기에 나섰다. 타점이 6개다. 10일 두산전에서는 만루에서 싹쓸이 2루타를 터뜨리기도 했다. 이외에도 타석에 서면 적시타를 때린다. 13일 LG전에서도 1안타 1볼넷 1득점으로 활약했다. 처음으로 좌익수 수비까지 봤다.

구자욱은 “몸 상태는 진짜 100%다. 작년은 잊었다. 몸 상태도 회복됐고, 감도 괜찮다. 재활하면서 기초부터 다시 잘 다졌다. 내 성적 욕심은 내지 않겠다. 좋은 것은 유지하고, 미흡한 부분은 또 채우겠다. 올시즌 열심히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건강한 구자욱은 의심할 필요가 없는 법이다. 박진만 감독은 “지난해 구자욱이 없을 때 힘들었다. 봐서 알지 않나. 진짜 좋은 선수다. 돌아오니 나도 너무 좋다”며 웃었다.

구자욱은 2024시즌 웃다가 울었다. 정규시즌 129경기, 타율 0.343, 33홈런 115타점 1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044를 찍었다.

개인으로는 커리어 하이 시즌이다. 데뷔 후 처음으로 30홈런 시즌을 일궜다. 100타점은 2017년(107개) 이후 7년 만이다. 역시나 프로 입단 후 가장 많은 타점이다. 삼성을 넘어 리그 전체로 봐도 최고를 다투는 성적이다.

문제는 가을야구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왼쪽 무릎을 다쳤다. 그대로 시즌이 끝났다. 출전을 위해 일본으로 치료까지 다녀오는 등 안간힘을 썼으나 몸이 따라주지 못했다.

비시즌 재활에 힘을 쏟았다. 스프링캠프도 재활군에서 시작했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1군 캠프까지 올라왔다. 캠프 막판 평가전에도 두 경기 나섰다. 만루포를 치는 등 2안타 4타점이다. 기세가 시범경기에서도 이어진다.

박진만 감독은 “구자욱의 존재감은 말이 필요없지 않나. 주장으로서 선수단도 잘 이끌고 있다. 구자욱은 역시 구자욱이다”며 호평을 남겼다.

2024시즌은 김도영(KIA)이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도 잘해서 2025년에도 팀 우승하고, 시상식 투어도 또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구자욱도 빼어났다. 김도영 대항마라 했다.

삼성도 우승을 원하고, 구자욱도 잘하고 싶다. MVP까지 타면 금상첨화. 못할 것도 없다. ‘캡틴’이 달린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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