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ㅣ수원=박연준 기자] “(이)정후 형이 훈련 때 왼쪽 뒤꿈치에 힘을 더 주라고 조언했다.”
키움 이주형(24)이 대형 홈런포를 가동하며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침묵했던 타격감을 깨고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주형은 1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시범경기 KT전에서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했다. 앞선 3경기에서 타율 0.250으로 다소 부진했던 그는 이날 홈런과 적시타를 터뜨리며 팀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주형의 홈런은 3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왔다.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시속 140㎞ 커터를 정확하게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30m의 대형 홈런이었다. 윌리엄 쿠에바스는 KT의 1선발로 꼽히는 투수다. 에이스 상대로 때린 값진 홈런이다.

이주형은 “이틀 동안 안타를 치지 못해 기분이 좋지 않았다. 팀이 승리해서 기분이 너무 좋다. 오랜만에 잘 맞아서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쿠에바스를 상대로 홈런을 터뜨렸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주형도 잘 알고 있었다. “외국인 투수를 상대로 홈런 친 것은 의미가 크다. 게다가 아웃된 타구도 좋았다. 타구 질이 좋아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전날까지도 타격 타이밍과 리듬이 맞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그는 “생각을 정리하며 타격 밸런스를 맞추려 노력했다. 기복을 줄이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주형은 지난해 스프링캠프 도중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올시즌은 다르다. 캠프를 완주했고, 시범경기에서도 정상적으로 출전하며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올해는 몸 관리를 더 철저히 하고 있다. 스스로도 기특할 정도다. 아침 출근도 일찍 해서 워밍업에 신경을 쓰고 있다.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주형은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에게 타격 관련 조언을 들었다. “정후 형이 훈련 때 왼쪽 뒤꿈치에 힘을 더 주라고 조언했다. 연습 때 신경을 쓰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덕분에 ‘이정후 후계자’ 이주형이 깨어났다.
키움은 올시즌 공격력 강화를 최대 과제로 삼고 있다. 지난해 팀 타선은 최하위권이었다.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와 루벤 카디네스가 상위 타선을 책임지지만,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이주형 역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그는 큰 목표를 세우기보다 꾸준한 활약을 다짐했다. “큰 욕심은 없다. 꾸준함을 유지하며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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