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유격수·2루수?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수비만큼은 소문났다. ‘삼성 왕조’ 주역 중 한 명이다. 어느덧 30대 중반의 베테랑이 됐지만 수비력은 여전하다. KT 내야의 ‘핵’ 김상수(35) 얘기다. 올시즌 마법사군단 ‘내야 사령관’ 내정이다. 게다가 동갑내기 친구 허경민이 합류하면서 든든한 ‘아군’도 생겼다. KT 뉴 ‘90프렌즈’가 찰떡 호흡을 예고했다.
김상수는 지난해 KT 2루수로 뛰었지만 올해는 유격수로 뛸 가능성이 크다. 익숙한 자리다. 2011~2024년 통합우승을 이끈 ‘왕조의 유격수’였다. 2루수 경험도 충분히 했다. 어느 곳이든 자신 있다.
최근 호주 질롱 KT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김상수는 “지난해 2루수를 맡았는데 올해는 유격수를 맡게 될 것 같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훈련에 집중했다”며 “유격수든, 2루수든 여러 포지션을 생각하고 왔기 때문에 (포지션이 바뀌는 것에 대해) 문제는 없다. 어디든 자신 있다. 오히려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것이 내게 장점인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캠프에서 KT 최대 과제는 ‘내야 교통정리’다. 주전 3루수는 FA ‘이적생’ 허경민 확정이다. 1루에 문상철, 오재일이 버틴다. 김상수가 유격수를 맡는다면, 남은 곳은 ‘2루수’ 한 자리다. 기존 3루수 황재균이 2루수로 뛰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천성호, 권동진, 윤준혁 등 내야 유망주도 기회를 노리고 있다.
김상수는 “사실 포지션은 큰 의미가 없다. 시즌 중에도 변경할 수 있다”며 “경쟁은 당연한 일이다. (황)재균이 형도 내야뿐 아니라 외야까지 연습하고 있다. 형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쟁을 통해 우리 팀이 강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겨낸다면 나 스스로도 뿌듯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90프렌즈’ 허경민과 함께한다. “꼭 한 번 함께 뛰고 싶었는데 너무 좋다”며 환호했다. 김상수와 허경민은 2008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18세 이하 야구월드컵(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 주역이다. 청소년 대표팀 이후 17년 만에 프로에서 한 팀이 된 것.

김상수는 “(허)경민이는 워낙 출중했다. 사실 경민이가 와서 좋았던 것이 청소년 대표팀에서 뛰었던 친구들과 같은 팀에서 야구를 하고 싶었다. 그 염원을 풀었다”며 “서른 중반이 넘어서 이렇게 함께 할 수 있어 기분이 너무 좋다. 영상도 있지만 너무 좋아서 (춤까지) 췄다”고 웃었다.
둘은 각기 유격수, 3루수로 KT 내야를 지킨다. 수비 거리가 가까운 만큼 ‘찰떡 호흡’이 기대된다. 김상수는 “(허)경민이가 수비를 잘하니깐 잘 커트해 줄 것이다. 의지가 된다”며 웃은 후 “지난해 부상으로 아쉬웠는데, 올해는 부상 없이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다. 경민이와 옛 영광을 재현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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