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야 항문! 야 조폭!”
국내를 넘어 전 세계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주인공 백강혁(주지훈 분)은 굳은 신념이 하나 있다. 능력이 부족하다고 여긴 의료진에게 이름을 부르지 않는 것. 실력이 궤도에 오를 때까지 호칭을 별명으로 대체한다.
수술 실력이 아직 부족한 항문외과 레지던트 출신 양재원(추영우 분)에겐 ‘항문’ 실력 면에선 문제없지만, 다소 천방지축 면이 있는 천장미(하영 분)에겐 ‘조폭’이라 한다. 말 잘 듣는 순둥이 양재원은 불편한 마음을 쉽게 내비치지 못하는 반면, 천장미는 천연덕스럽게 “네 형님!”이라고 받아친다.
‘중증외상센터’는 항문과 조폭이라 불리는 두 사람의 이름을 찾는 성장기이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세 인물의 앙상블이 이 드라마의 묘미다. ‘중증외상센터’가 전 세계 1~3위를 오고 가는 가운데 드라마가 발굴한 두 신예 추영우와 하영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먼저 추영우가 연기한 양재원은 어리바리하지만, 환자들을 대하는 데는 진심인 인물이다. 적당히 시간을 잘 벌다가 개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지내려던 양재원은 백강혁을 만나 진정한 의사로 거듭난다. 초반부만 해도 부족한 점이 적진 않지만, 점차 실력과 인성 면에서 커나간다. 추영우는 양재원의 성장 포인트를 정확히 짚었다.
처음엔 모르는 게 많은 신입생처럼 보이나, 점차 실력이 붙으면서 자신감이 생기는 부분을 절묘하게 그려냈다. 후반부 백강혁이 부상을 당한 절체절명의 순간 “내가 집도의야”라며 보여준 강력한 아우라에 설득되는 것도 인물의 성장이 잘 쌓인 덕분이다. 양재원 집도로 살아난 백강혁이 “재원아 가자~”라고 말하는 짧은 장면이 유독 뭉클하게 다가오는 건 추영우의 설계가 정확하게 통했다는 걸 방증한다.

2021년 웹드라마로 데뷔한 추영우는 JTBC ‘옥씨부인전’에 이어 ‘중증외상센터’까지 대박을 터트리면서 주가가 최고조로 상승한 배우로 꼽힌다.
천장미 역의 하영은 절묘한 리액션으로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중증외상센터’에 코믹한 흐름을 유지하게 했다. 백강혁이 워낙 판타지가 강한 인물임에도 쉽게 받아들여지는 건 어딘가 꼭 있을 것만 같은 천장미 간호사가 옆에 존재해서다.

하영은 대찬 성격을 가져 일도 똑 부러지게 하는 한편, 드센 백강혁에게 쉽게 밀리지 않는 기개도 갖춘 천장미를 천연덕스럽게 표현했다. 첫 만남에 마치 조직폭력배처럼 백강혁을 대해 ‘조폭’이 됐지만, 그만큼 똑 부러진 일 처리를 하는 인물로 표현된다. 이 드라마의 키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2019년 KBS2 ‘닥터 프리즈너’로 데뷔한 하영은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문신 신부로 등장해 대중에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SBS ‘모범형사2’ 넷플릭스 ‘이두나!’ KBS2 ‘페이스 미’ 등 다양한 작품에서 꾸준히 연기 내공을 쌓아왔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추영우와 하영이 주지훈 못지않게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경험이 많지 않음에도 극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다”며 “‘오징어게임’ 정호연과 이유미, 조유리처럼 큰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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