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올해는 KBO리그 출신 메이저리거 삼총사를 볼 수 있다. 프리에이전트(FA) 신분인 김하성(30)은 아직 소속팀을 찾지 못했지만, 그의 절친인 후배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는 “곧 좋은 계약 소식이 들려올 것으로 기대한다”는 말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하성이 새 둥지를 찾으면, 빅리그에서 뛰는 한국인 야수만 세 명이 된다. 최희섭과 추신수가 함께 뛰던 2000년대 초반, 강정호와 박병호 황재균 김현수 등이 진출한 2016~2017년 정도를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야수가 메이저리그(ML)에서 경쟁한다.

아마추어 신분에서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사례도 있지만, KBO리그에서 기량을 검증해 ML에 진출한 선수들은 다른 후배들의 꿈이 된다.

빅리그 오퍼를 거절하고 KBO리그에 데뷔한 나승엽(롯데)이나 빅리그 진출을 선언해도 이상할 게 없는 강백호(KT) ‘포스트 이정후’로 몬스터 시즌을 보낸 김도영(KIA) 등은 향후 KBO리그 출신 야수 빅리거 러시를 기대하게 한다.

이른바 ‘1세대’ 한국인 메이저리거를 떠올려보면, 격세지감이다. ‘코리안특급’ 박찬호를 필두로 조진호 서재응 김선우 김병현 봉중근 등이 잇달아 태평양을 건넜을 때만 해도 ‘아시아 선수는 투수여야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다’는 얘기가 정설처럼 퍼졌다.

2013년 류현진(LA다저스)이 ‘투수 빅리거’ 계보를 이었고, 윤석민 김광현 양현종 등이 앞다퉈 ML 문을 두드릴 때까지도 ‘야수보다 투수’에 방점이 찍힌 게 사실.

한국인 선수 중 ‘투수여야 한다’는 정설을 루머로 바꾼 건 피츠버그에서 자리를 잡은 강정호였고, 이후 KBO리그 출신 야수 메이저리거가 줄줄이 탄생했다.

그러나 강정호가 큰 부상에 이은 음주운전 파문으로 사라진 뒤 빅리그에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선수는 김하성이 사실상 유일하다. 이정후가 큰 기대를 모았지만, 개막 한달 남짓 만에 부상으로 개점휴업상태가 돼 올해가 ‘햔국인 야수’들의 진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편으로는 ‘한국인 투수 메이저리거’ 계보가 끊긴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일본인 선수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1세대로 꼽히는 노모 히데오를 필두로 한 일본인 선수는 ‘명예의 전당’ 헌액을 앞둔 스즈키 이치로의 ML 평정으로 파이가 커졌다.

이치로의 성공은 마쓰이 히데키, 마쓰이 가즈오 등 야수로 확장했고, 세계적인 스타로 우뚝선 오타니 쇼헤이의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여전히 투수들이 강세이지만, 일본인 메이저리거는 투수와 야수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배출됐다.

잇달아 빅리그에 진출하는 KBO리그 출신 야수와 발맞춰 투수들도 큰 무대에 도전할 기반을 닦아야 한다. 구위도 중요하지만, 류현진에 버금갈 만한 제구와 완급조절 능력을 갖춘 투수가 등장해야 가능한 일이다.

안우진(키움·사회복무 중) 문동주(한화) 곽빈(두산) 이의리(KIA) 등 ‘영건’들이 차기 빅리거 후보로 꾸준히 거론된다. 이들에 대한 기대감이 결실로 이어지면, 한국인 메이저리거도 투·타 조화를 이룰 수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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