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글·사진 이상배 전문기자] 매년 10월이 오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국정감사는 국회의원들의 의회에서 의정활동 능력을 심판하는 좋은 기회이면서 기준의 시간이기도 하다.
22대 국회 개원으로 여의도 의원회관의 불빛이 24시간 꺼지지 않고 밝힌 지도 4개월이 지났다. 22대 국회는 여소야대의 의회 운동장에서 300인의 국가대표가 여야를 막론하고 서로가 힘겨운 경주를 한다.
경기는 서로의 실력이 비등해야 보는 국민들이 즐겁다. 한쪽으로 치우친 경기는 식상하고 즐겁지 못하며 행복을 주지 않는다. 한쪽은 나름 정권을 지키고자 많은 노력으로 경기할 것이고, 또 다른 한쪽은 정권을 뺏고자 무수히 많은 노력을 하며 경기할 것이다.
어떠한 경기든 반칙이 난무하면 경기 자체가 제대로 진행될 수 없고, 평가받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공정한 룰을 지키고 나아가는 지혜와 안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경기를 지켜보는 숨어있는 보좌진의 가슴은 저릴 수밖에 없다. 정책적 대안으로 결투를 하고 그 속에서 행정부를 견제하는 의회의 고유 기능이 무시당하다 보면, 보좌진조차도 업무에서 정체성을 잃어갈 수밖에 없다. 즉, 힘들기만 하고 즐겁고 행복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보좌진 자신의 정체성이 살아 움직이는 의회라면 보좌진의 숨은 노력이 빛날 것인데, 현실은 결코 아름답지 못한 의회 투쟁의 소용돌이로 인해 믿음과 신뢰조차 얻질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떠날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든다.
22대 국회 들어와 2700여 명의 보좌진이 임명돼 상당 시간 지나고 있는데 국회 홈페이지 채용 공고를 보면 이직과 보직 이동한 보좌진이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느 직장, 어느 직위도 마찬가지고, 이유도 다앙하겠지만 불과 몇개월 만에 이직이나 보직 변경하는 숨은 불편한 진실은 보좌진의 자기 존중감이 상실당한 입장이 아닌가도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그리고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며 국회를 이끌어 가는 보좌진에게 힘찬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 바다. 남아있는 자의 몫은 오로지 모시는 의원을 위한 충성과 배려로 정책과 정쟁을 구분해 국감 준비를 밤낮, 휴일 없이 해나가는 것이 보좌진의 업무 자세고 도(道)일 것이다.
다만 모든 감사의 기본은 사실에 근거한 질책과 대안 제시다. 문제점을 파악하고, 발전 방향이나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 중심에 보좌진이 서 있어야 한다. 결국 국정감사의 숨은 조력자인 보좌진에게 의회민주주의의 주인공이라고 불러줄 수 있는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국회 보좌진, 그대들이 진정 국회의 주인공이다”는 역사적 소명과 자존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 sangbae030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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