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윤세호 기자] 일거양득이다. 먼저 팀은 1위 확정 매직넘버를 ‘1’로 줄였다. 그리고 핵심 선수는 국내 선수 최초 40·40에 가속 페달을 밟았다. KIA가 그 어느 때보다 풍족한 추석 연휴를 보내고 있다.
KIA는 16일 수원 KT전에서 11-5로 승리했다. 8회초 예상치 못한 교체가 최고의 결과로 이어졌다. 무사 1루 나성범 타석에서 나성범이 아닌 이우성을 타석에 세웠고 이우성은 결승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우성의 시즌 9호 홈런이 KIA의 우승 샴페인을 대기시켰다.
김도영도 눈부셨다. 3회초 선두 타자로 타석에 서 솔로포. 9회초 승부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포로 펄펄 날았다. 이날 홈런 2개 포함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괴력을 발휘한 김도영이다. 36, 37홈런을 치면서 KBO리그 역대 최초 국내 선수 40·40 가능성도 높였다.
시즌 종료까지 8경기 남은 가운데 이미 KIA 역사상 국내 선수 한 시즌 최다 홈런도 이룬 김도영이다. 종전 기록은 2009년 김상현의 36홈런이었다. KIA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1999년 샌더스의 40홈런이다.
이날 승리로 KIA는 시즌 전적 83승 51패 2무가 됐다. 전날 광주 키움전 패배로 연승 행진이 ‘6’에서 끊겼으나 다시 승수를 쌓았다. 매직넘버는 ‘2’에서 ‘1’로 바뀌었다.
오는 17일 문학 SSG전에서 승리하면 자력으로 7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룬다. 우승 샴페인부터 기념 엠블럼, 모자, 티셔츠 등이 문학에서 대기한다.
경기 후 KIA 이범호 감독은 “경기 초반 변우혁의 적시타와 김도영의 홈런으로 리드를 잡았지만 7회말 수비에서 역전을 허용하면서 쉽지 않은 경기가 됐다. 그래도 8회초 이우성이 결정적인 대타 홈런을 기록하면서 다시금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었고, 9회초 박정우의 적시타와 김도영의 쐐기 홈런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고 치열했던 이날 승부를 돌아봤다.
이어 “오늘 경기는 공격도 좋았지만 야수진의 호수비도 칭찬해주고 싶다. 경기 초반 김도영의 병살 수비와 나성범의 보살, 8회말 최원준의 외야 캐치 등 여러 차례 좋은 장면들이 있었다”며 “황동하도 선발투수로서 제 몫을 다해줬다. 불펜진도 다들 수고 많았다”고 말했다.
선발 황동하는 5이닝 1실점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경기 중후반 불펜 대결에서 밀리는 듯했으나 마지막 투수가 된 곽도규가 1.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를 완성했다. 곽도규는 통산 첫 세이브를 올렸다.
이 감독은 “팬들의 변함없는 성원에 감사드리며 가족들과 풍요로운 한가위 되길 바란다”고 했다. 오는 17일 문학 SSG전에서 승리한다면 KIA 선수단과 KIA 팬 모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한가위가 될 것이다.
한편 결승 홈런의 주인공 이우성은 “솔직히 대타를 예상하지 못했다. 나가라고 해서 나갔다”고 갑작스러운 현기증으로 교체된 나성범 대신 8회초 타석에 선 순간을 돌아봤다. 이어 “타석에 들어서면 병살타만 치지 말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홈런이 나와서 놀랐다. 정말 오랜만이다. 손에 전혀 느낌이 없는 홈런을 쳤다”고 미소 지었다.
덧붙여 “그동안 안타나 볼넷은 있었는데 중요한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서 팀에 미안했다. 하지만 오늘은 괜찮았던 것 같다. 밥도 두 그릇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KIA에서 나를 찾아주시고 포기하지 않고 계신다. 그런데 이렇게 우승도 앞두고 있다. 정말 영광스럽다. 야구를 하면서 아직까지 우승을 해본 적이 없다. 매직 넘버 1을 빨리 지우고 우승 한번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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