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청춘드라마나 학원물은 새로운 얼굴을 발견할 수 있는 장이다. 대게 학생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어린 배우들이 출연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꼽힌다. 작품이 흥행하고 연기력까지 인정받는다면 금상첨화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 장다아는 자신의 첫 커리어를 주연으로 출발하는 행운을 얻었다. 장다아는 이 작품을 통해 동생인 장원영 뒤에 가려 보이지 않던 끼와 재능을 마음껏 뽐냈다.

장다아는 극 중 재벌 백연 그룹 손녀이자 백연여고 2학년 5반 투표에서 유일무이한 A등급을 받는 백하린을 연기했다. 백하린은 ‘피라미드 게임’의 설계자로 주인공 성수지(김지연 분)와 대척점에 선 인물이다. 2017년부터 연기 활동을 시작해 주연급으로 성장한 김지연의 상대 역이라는 점에서 파격적인 캐스팅이다.

장다아는 첫 주연작이 맡나 싶을 정도로 백하린을 소화해 냈다. 안정된 톤과 섬세한 표정 연기로 원작 캐릭터의 느낌을 살렸다. 극 중 백연 그룹의 총수이자 백하린의 할머니인 변초순(남기애 분)으로부터 “멀텅하다”(속이 빈 것처럼 표정이 넋이 나가 있다는 의미의 방언)며 꾸중을 듣는 장면에서는 그에 맞게 초점 잃은 표정을 지었다. 순진무구하고 천사 같은 얼굴로 명자은(류다인 분) 얼굴에 립스틱으로 낙서를 하며 괴롭히는 연기는 시청자들을 소름끼치게 만들었다.

이제는 ‘장원영 언니’라는 수식어를 지워도 될 듯하다. K콘텐츠 경쟁력 분석 전문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펀덱스(FUNdex)에 따르면 장다아는 지난 19일 기준 출연자 종합 화제성 3위를 기록했다. 1, 2위를 차지한 tvN ‘눈물의 여왕’ 김지원, 김수현과는 차이가 많이 나지만 OTT 드라마라는 점에서 대단한 성과다. 4위는 MBC ‘원더풀 월드’ 주연 차은우다.

tvN ‘일타 스캔들’(2023) 출신 류다인, 강나언의 활약도 돋보였다. 류다인은 ‘피라미드 게임’에서 만년 F등급으로 학교폭력 피해자이지만 의리와 정이 넘치는 명자은 역을 맡았다. 명자은은 성수지와 함께 ‘피라미드 게임’을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류다인은 세밀한 감정 연기로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강나언은 아이돌 연습생 임예림 역을 맡아 극 중 춤 실력을 뽐내며 반전미로 눈길을 끌었다. 그룹 우주소녀 멤버이기도 한 김지연이 “내일 당장 데뷔해도 될 정도로 잘했다”고 칭찬할 정도였다. 강나언은 데뷔보다 우정과 양심을 택하는 임예림을 그리며 캐릭터의 내면적인 성장을 이뤘다.

류다인, 강나언 모두 이전 작품에서 학생 역할을 주로 맡았다. 류다인은 데뷔작인 JTBC ‘18 어게인’(2020), ‘일타 스캔들’, ‘피라미드 게임’에서 학생을 연기했다. 모델 같은 큰 키와 개성 있는 얼굴이 특징이다. 25일에는 ‘일타 스캔들’에 함께 출연한 이채민과 교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강나언은 데뷔작인 tvN 드라마 ‘블라인드’(2022)에서는 가출 청소년, KBS2 단막극 ‘드라마 스페셜 2023 - 우리들이 있었다’에서는 학교폭력 피해자 역을 맡았다. 최근 방송 중인 tvN ‘웨딩 임파서블’에서 무명 단역배우 유종희 역으로 조금씩 학생 역할을 벗어나고 있다.

‘피라미드 게임’이 예상치 못한 흥행을 거두면서 신예들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장다아, 류다인, 강나언 모두 어떤 차기작으로 돌아올지 기대를 모은다. tha9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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