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김동영 기자] 봄이 왔다. 야구도 함께 돌아왔다. 10만 단위 관중이 야구장으로 몰렸다. 긴 기다림이 끝났다. 다시 그라운드가 불타오른다.

2024 KBO리그 정규시즌이 23일 일제히 개막했다. 잠실에서 한화와 LG의 ‘류현진 매치’가 열렸다.문학에서는 롯데와 SSG의 ‘유통대전’이 펼쳐졌다. 수원에서는 타이브레이크 주인공 삼성과 KT가 만났다.

광주에서는 ‘우승 후보’ KIA와 젊은 피로 무장한 키움이 붙었다. 창원에서는 시범경기 무패 두산과 5년 만에 개막전 매진을 기록한 NC가 격돌했다.

의외의 승부도, 팽팽한 접전도 있었다. 잠실에서는 류현진이 LG를 만났다. LG 킬러라 했다. 통산 22승 8패, 평균자책점 2.36을 찍었다. LG는 “이번에는 다르다”고 외쳤다.

시작 전부터 뜨거웠다. 개막전은 언제나 ‘티켓 전쟁’이다. 류현진이라는 최상급 호재가 터졌다. 인터넷 예매는 일찌감치 동이 났다. 현장판매분 500장이 남았다. 표를 사려고 전날부터 밤을 샌 팬까지 있다. 당연히 2만3750석이 다 팔렸다.

경기는 LG가 웃었다. 류현진이 흔들렸다. 3.2이닝 6안타 3볼넷 5실점(2자책) 패전이다. LG는 한화 불펜까지 두들기며 8점을 냈다. 시즌 1호 선발전원안타도 나왔다. LG 선발 디트릭 엔스는 6이닝 7안타 2볼넷 4삼진 2실점 퀄리티스타트(QS)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문학도 타올랐다. SSG는 오전 10시에 매진 소식을 알렸다. 2만3000석이 모두 팔렸다.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개막전 매진이다.

경기는 접전이었다. SSG가 5-3으로 웃었다. 선발 김광현이 5이닝 6안타(1홈런) 2볼넷 6삼진 3실점 역투를 펼쳤다. 최정이 개인 통산 첫 번째 개막전 홈런을 날렸다. 2안타 3타점. 한유섬도 5년 만에 개막전 대포를 쏘며 1안타 2타점을 생산했다. 최지훈은 2안타 1볼넷 3득점으로 돌격대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롯데도 끈질겼다. 선발 애런 윌커슨이 5이닝 6안타(2홈런) 1볼넷 8삼진 4실점을 만들었다. 홈런에 울었다. 타선에서는 김민성이 5012일 만에 롯데 소속으로 대포를 쐈다. 빅터 레이예스와 나승엽이 2안타씩 때렸다.

현장을 찾은 SSG팬 김아름씨는 “몇 개월을 기다린 야구 개막날이다. 어렵게 표를 구했다. 사람이 많을 것 같아 일찍 나왔다. 올해 SSG가 좋은 성적을 내서 2년 전처럼 우승했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남겼다.

원정팀 롯데팬 정의혁씨는 “야구가 개막해서 너무 즐겁다. 긴 기다림이 끝났다. 김태형 감독님도 오셨고, 올시즌 정말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롯데 파이팅!”이라 했다.

창원도 치열했다. 이쪽은 시즌 1호 끝내기 승부가 나왔다.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가 6이닝 2안타 4삼진 무실점을 쐈다. QS 호투. NC 카일 하트는 7이닝 5안타 5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 호투다.

9회말 승부가 갈렸다. 몸에 맞는 공, 볼넷, 몸에 맞는 공으로 2사 만루가 됐다. 맷 데이비슨이 좌전 끝내기 안타를 날려 NC가 4-3으로 웃었다.

창원NC파크는 무려 5년 만에 개막전 매진을 기록했다. 2019년 3월23일 삼성과 개막전에서 2만1112석이 다 나갔다. 이번에도 만원사례다. 1만7891석이 싹 팔렸다. 지난 17일 예매가 열린 후 완판까지 딱 45분 걸렸다. NC 팬들은 짜릿한 승리까지 맛볼 수 있었다.

수원도 빡빡한 경기가 펼쳐졌다. 경기 시작 약 30분 전인 오후 1시31분 1만8700석이 다 나갔다. 2021년 타이브레이크에서 붙었던 두 팀이 개막전에서 만났다. 홈팬도, 원정팬도 많았다.

투수전이었다. 삼성 선발 코너 시볼드는 6이닝 4안타(1홈런) 1사구 8삼진 2실점(1자책) 호투를 펼쳤다.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도 5이닝 3안타(1홈런) 2볼넷 7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삼성은 필승조 임창민-김재윤-오승환이 나란히 1이닝 무실점씩 기록했다.

삼성 강민호, KT 멜 로하스 주니어의 홈런포가 터졌다. 김성윤 등의 호수비도 있었다. 마지막에 삼성이 웃었다. 연장 10회 다득점에 성공하며 6-2 승리. 8회말 마운드에 오른 김재윤은 친정팀 팬들에게 모자를 벗고 정중하게 인사했다.

광주 역시 매진이다. 경기는 KIA가 7-5로 승리했다. 1회초 2실점 후 1회말 5득점하며 뒤집었다. 이후 7-2까지 달아났다. 6회 3실점하며 쫓기기는 했으나, 그 이상은 주지 않았다.

KIA 선발 윌 크로우는 5.2이닝 6안타(1홈런) 1볼넷 5삼진 5실점(4자책)으로 주춤했으나 타선 덕분에 승리를 따냈다. 시범경기에서 부진했던 최원준이 홈런을 친 것이 반갑다. 이를 포함해 장단 13안타를 터뜨리며 웃었다.

키움 후라도는 4이닝 10안타(1홈런) 2볼넷 1삼진 7실점 패전이다. 최주환은 올시즌 리그 1호 홈런의 주인공이 됐으나 빛이 바랬다. 루키들도 아직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날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는 2만500석 만원을 기록했다. 홈팬들은 시원한 야구를 볼 수 있었다. 개막전 승리의 기쁨도 누렸다. 원정팬들은 추격하는 힘을 확인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로써 5개 구장 전체 관중수는 10만3841명이 됐다. 2023시즌에 이어 2년 연속 개막전 5개 구장 만원이다. 10개 구단 체제가 된 이후 최초다.

개막전 10만명 입장은 역대 3호가 된다. 2019즌 11만4021명이 들어왔다. 역대 최다 관중. 2023년 10만5450명이 들어왔고, 올해 다시 10만명을 넘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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