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유다연 기자] OTT플랫폼 티빙의 아마추어보다 못한 KBO리그 중계에 구독자들의 ‘헤어질 결심’이 이어지고 있다.
티빙은 올해부터 KBO리그와 3년간 1350억 원의 유무선 중계권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2021년 762억원 2022년 1192억원의 적자를 낸 티빙은 프로야구 중계로 이용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프로야구 중계 유료화 전환은 시청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티빙은 생중계를 제외한 경기 다시보기, 하이라이트 등 무료 서비스 제공을 약속했다. 여기에 4월까지 티빙에 가입한 모든 이용자에게 생중계를 무료로 공개할 예정이다.
때마침 류현진의 국내 복귀, 김태형 감독의 롯데 부임 등 여러 가지가 맞물리며 티빙에게 호재로 작용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9일 출범한 티빙의 프로야구 중계는 구독자들을 실망시켰다 서버문제로 생중계 중 버퍼링이 걸리는가 하면 문자 중계에서도 다른 팀 선수의 이름이 주자로 나오는 오류도 나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뒤늦게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5번 타자 채은성은 이름 대신 ‘22번 타자’라고 표기했다. 주자가 베이스를 차지했을 때 ‘세이프’(Safe)가 아닌 ‘세이브’(Save)라고 표기하기도 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티빙이 우선 협상 대상자일 때부터 준비했다면 이런 오류는 나오지 않았을 것”, “티빙이 프로야구를 무시하는 것” 등의 반응을 남기며 분개했다.
시범 경기가 시작된 지 약 일주일 가량 지났지만 티빙의 중계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 11일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 경기 하이라이트 해시태그에는 손흥민, 아메리칸 리그 등 KBO와 전혀 상관없는 해시태그를 붙였다.

설상가상 ‘칩성’(2015 삼성 라이온즈 도박 사건에서 비화한 멸칭), ‘꼴데’(롯데 자이언츠가 하위권을 전전한다고 해 붙인 멸칭) 등 팀들의 멸칭을 해시태그로 붙여 야구 팬들을 분개하게 만들었다.
티빙의 이런 태도를 본 일부 야구팬은 “기존 티빙 구독자였는데 야구를 대하는 방식 때문에 해지했다. KBO와 구단들이 돈만 보고 이런 계약을 한 거 같아서 야구에 대한 흥미도 식었다”고 거세게 질책했다티빙 구독권을 해지하겠다는 댓글도 이어졌다.
티빙 측은 “지난 주말 KBO 리그가 큰 사랑을 받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적극 받아들여 개선하도록 하겠다”며 “곧 티빙만이 할 수 있는 콘텐츠로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일 CJ ENM 사옥에서 열린 ‘K-볼 서비스 설명회’에서 최주희 티빙 대표는 “무료 서비스보다 못한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인다”며 “주말 동안 10년은 더 늙었다”고 고개를 숙였다.willow6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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