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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원을 웃도는 고가의 수입 패딩 점퍼가 실제로는 거위털이 아니라, 오리털 충전재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은 거위털을 사용해 대조를 이뤘다. 사진은 ‘디스커버리’ 롱밀포드 패딩,  제공 | 디스커버리


[스포츠서울] ‘이름은 캐나다구스(거위털)인데, 사용재는 덕다운(오리털)?’

백만원을 웃도는 고가의 수입 패딩 점퍼가 실제로는 거위털이 아니라, 오리털 충전재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운 점퍼의 핵심 소재인 충전재의 원산지 표시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수입 구스다운, 대부분 오리털 충전재 사용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는 프리미엄 다운점퍼 수입브랜드 8개와 아웃도어 브랜드 9개 등 총 17개 브랜드, 25개 제품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입 제품 16개 가운데 거위털을 사용한 구스다운 점퍼는 단 4개(25%) 제품에 불과했다고 19일 밝혔다.

제품 가격이 300만 원에 육박하는 몽클레르와 219만~354만 원짜리 에르노만 거위털을 충전재로 쓰고 있었다. 반면 캐나다구스·파라점퍼스·CMFR·노비스·아이그너·무스너클 등 6개 브랜드, 12개 제품은 충전재가 전부 오리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캐나다구스는 브랜드에 ‘구스’(거위)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실제 충전재는 전부 오리털(덕다운)로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거위털은 솜털 크기가 커서 보온성이 뛰어나고 중량에 비해 볼륨감이 높아 오리털보다 품질이 좋고 가격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오리털을 쓰면서도 해당 제품들은 수입 명품으로 불리며 최저 108만원에서 최고 271만 원에 이르는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블랙야크 등 아웃도어 브랜드는 거위털 사용 ‘대조’

반면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은 가격이 43만~79만 원으로 수입 브랜드에 비해 저렴하지만 보온성이 뛰어난 거위털을 사용해 대조를 이뤘다. 노스페이스·블랙야크·라푸마·K2·네파·밀레·코오롱스포츠·컬럼비아·디스커버리 등 9개 아웃도어 브랜드는 거위털을 충전재로 쓰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온성을 결정하는 충전재 비율면에서도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이 수입 브랜드 보다 뛰어났다. 통상 솜털 비율이 높을수록 보온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가운데 CMFR과 노비스만 100% 솜털을 채웠고 나머지 브랜드 제품들은 솜털과 깃털을 섞어서 썼다. 캐나다구스·아이그너·무스너클 브랜드는 오리털을 사용하는데다 깃털비율이 20%에 달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중에는 노스페이스와 밀레만 깃털비율이 20%로 나타났고, 대부분의 브랜드가 솜털을 90% 사용했다. 대표적으로 아이그너의 271만 원짜리 다운점퍼는 충전재가 오리털이면서 깃털이 20%나 들어간 반면, 블랙야크의 57만 원짜리 제품은 거위털을 쓰면서 깃털비율은 10%에 불과했다.

◇충전재 원산지 표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한편 제품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 부자재인 충전재의 원산지 표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CMFR과 노비스 2개 브랜드만 별도 태그를 통해 표시를 했고, 일부 업체는 충전재 원산지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독일 브랜드인 아이그너는 중국에서 생산되지만 충전재는 원산지가 어디인지를 밝히지 않았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소장은 “수입 고가 다운점퍼는 100만 원이 훌쩍 넘는 제품인 만큼 패딩의 기능적인 면을 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충전재 원료와 혼합비율, 원산지 등을 꼼꼼히 확인한 뒤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자영기자 sou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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