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 전문기자] 한국 쇼트트랙 여자대표팀 에이스 김길리(19·성남시청). 그가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수잔 슐팅(26·네덜란드)을 제치고 여자 1000m 금메달 감격을 맛봤다.

12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2023-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 여자 1000m 파이널A 2차 레이스.

김길리는 1분31초480으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때 여자 1000m 2연패를 달성했던 수잔 슐팅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슐팅은 1분31초593.

김길리는 전날 여자 1000m 파이널A 1차 레이스에서도 1분29초246으로, 네덜란드의 강호 산드라 벨제부르(22)를 2위(1분29초319)로 밀어내고 금메달 감격을 맛봤다.

1차 레이스 우승 뒤 김길리는 믹스트 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1등을 해서 매우 행복하다. 크리스탈 글로브(시즌 종합 1위)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고 ISU가 전했다.

그는 이어 “다른 경쟁자들이 지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레이스에서 이기기 위해 움직였다”며 금메달 작전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길리는 이번에 자신의 주종목인 여자 1500m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두개의 금메달 획득으로 시즌 총 1115점을 획득해, 미국의 크리스틴 산토스-그리즈월드(29·980점)를 135점 차로 제치고 여자부 종합 1위를 유지했다.

17~19일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열리는 이번 시즌 월드컵 최종 6차 대회에서도 이런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김길리는 생애 첫 크리스탈 글로브의 영예를 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엔 종합 4위였고, 수잔 슐팅이 여자부 크리스탈 글로브의 주인공이 됐다.

박지원(27·서울시청)도 이번 대회 남자 1000m 1, 2차 레이스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그는 대회 마지막날 남자 1000m 파이널A 2차 레이스에서 1분25초130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장성우(21·고려대)가 은메달(1분25초317)을 가져갔다.

1차 레이스 우승 뒤 박지원은 “크리스탈 글로브 하나로도 충분하지 않다. 나는 두개의 손을 가지고 있다. 그 안에 각각 하나의 트로피를 갖고 싶다”며 2연속 남자부 시즌 종합 1위 야망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시즌 신설된 크리스탈 글로브 남자부 초대 수상자다.

박지원은 “나는 항상 내 헬멧의 번호를 본다. 그것은 1이다. 그리고 그것은 나한테 중요하다. 그것은 나한테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고, 남은 시즌 동안 1위를 유지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고도 했다.

박지원은 이번 시즌 총 931점으로 1위다. 2위 캐나다의 스티븐 뒤부아(26·822점)와의 격차를 109점 차로 벌렸다.

한국은 이번 대회 남자 5000m 계주 파이널A에서 박지원, 장성우, 김건우(스포츠토토), 김태성(단국대)을 앞세워 6분45초889로 일본(2위), 헝가리(3위)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여자 3000m 계주 파이널A에서는 김길리가 결승선을 눈앞에 두고 2위를 달리다가 추월을 시도한 미국의 산토스-그리즈월드와 충돌해 넘어지면서 결국 4위로 밀려났다.

심판진은 미국에 페널티를 주지 않았고, 한국은 4팀 중 가장 늦게 결승선을 끊었다.

남녀 500m와 1500m에서 한국은 1개의 금메달도 획득하지 못했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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