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도하=강예진 기자] 무능한 지도력으로 우승에 실패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자리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음을 시사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밤 12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에서 0-2 완패를 당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7위 요르단을 상대로 한국은 졸전을 펼쳤다. 슛 횟수에서 8대17로 크게 밀릴 정도였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경기력 면에서 우수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라운드에서 모두 부진했고, 가까스로 패배 위기에서 탈출할 뿐이었다. 결국 64년 만의 우승 도전도 물거품이 됐다.

경기 후 거취와 관련된 질문을 받은 클린스만 감독은 “더 많은 분석을 하고 돌아볼 것이다. 많은 드라마를 썼다”라며 “2년 뒤 북중미월드컵이 열리는데 어려운 예선을 치러야 한다. 어떻게 준비할지가 관건이다. 이번 대회를 잘 분석해서 앞으로의 경기를 잘 준비하는 게 시급하다”라며 사실상 자리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과의 일문일답.

-경기 소감은?

실망스럽다. 우리의 목표는 결승에 오르는 것이었는데 아쉽다. 요르단은 경기력이나 보여준 투쟁심을 보면 승리해 결승에 진출할 자격이 있다. 1대1 싸움에서 지지 말자, 시작부터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하자고 했는데 초반 30분 동안 끌려가며 어렵게 됐다. 실점을 하면서 더 어렵게 됐다. 찬스를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요르단은 상당히 좋은 팀이다. 축하한다.

-결과에 책임질 것인지?

지도자로서 대회를 마무리하면 책임져야 한다. 더 많은 분석을 하고 돌아볼 것이다. 많은 드라마를 썼다. 사우디아라비아, 호주전에서도 피 말리는 경기를 했다. 오늘은 패배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 경기였다. 상대 팀이지만 좋은 결기를 했다. 얼마나 어려운 조에 속했는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됐다.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사퇴, 해임 이야기하는데 현재 어떤 심정인지?

당장 해야 할 것은 한국에 돌아가 경기, 대회를 분석해야 한다. 협회에 들어가 잘 된 것, 보완해야 할 것도 논의해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 다음 대회를 준비해야 한다. 2년 뒤 북중미월드컵이 열리는데 어려운 예선을 치러야 한다. 어떻게 준비할지가 관건이다. 이번 대회를 잘 분석해서 앞으로의 경기를 잘 준비하는 게 시급하다.

-우는 선수도 있는데 환한 표정으로 왜 악수했나?

상대 팀을 축하하고 존중해주는 것이다. 말했던 것처럼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하면 축하하는 것은 당연하다. 상대가 잘한 걸 받아들이고 인정한다. 웃으며 하지 말라는 것은 생각의 관점이 다른 것이다. 상대가 잘했다. 존중하면서 축하하는 것도 지도자로서 해야 할 일이다. 그래서 악수했다.

-어려운 경기라고 했는데, 대회 치르면서 아시아 팀들 실력을 어떻게 평가하나?

이번 대회서 많은 걸 배우고 느꼈다. 많은 국가, 선수들이 이 대회에서 목숨을 걸고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지 느꼈다. 좋은 선수가 많고, 아시아 축구가 평준화됐다는 느낌도 받았다. 안타까운 결과지만 박진감, 긴장감 넘치는 경기가 많았다.

-이번 대회가 축구 인생에서 얼마나 뼈아픈 패배였는지?

너무 아쉽다. 안타깝다. 화가 난다. 경기장에 나오기 전에 선수들과 오늘 경기 어떻게 임해야 하는지 메시지를 던졌다. 전반 20~30분은 요르단이 훨씬 좋은 팀이었다. 요르단이 운동장에서 훨씬 투쟁심을 보였다. 오늘 진 이유는 분명하다. 가슴 아프고 화나고 안타깝지만 상대를 축하하고 존중할 땐 그런 태도와 자세를 보여야 한다. 요르단은 우승 가능성 있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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