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 전문기자] 권순우(26)는 지난해 9월25일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단식 2라운드 때 자신보다 랭킹이 낮은 태국 선수한테 진 뒤 라켓을 부수는 볼썽 사나운 비매너로 팬들로부터 비난의 화살을 받았다.

이후 반성하고 사과까지 했지만 그에게는 아픈 상처로 남아 있다. 그런 권순우가 국가대항전에서 대한민국을 승리로 이끌고 어느 정도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까?

김영준 감독이 이끄는 한국 테니스 남자대표팀이 간판스타 권순우와 홍성찬(26·세종시청) 등을 앞세워 ‘3회 연속 데이비스컵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대한테니스협회는 남자대표팀이 3일(오전 6시), 4일(오전 4시·이상 한국시간) 이틀 동안 캐나다 몬트리올 IGA 스타디움에서 홈팀 캐나다와 ‘2024 데이비스컵 최종 본선진출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고 밝혔다.

이번에 승리하면 한국 남자대표팀은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세계 16강이 겨루는 본선에 진출한다. 패하면 월드그룹 1로 내려간다.

경기는 4단·1복식, 5전3선승제로 방식으로 진행된다. 첫날 단식 2경기에 이어 둘째날 복식 1경기와 단식 2경기가 이어진다.

한국 남자대표팀은 어깨부상 때문에 세계랭킹 700위로 추락한 권순우를 비롯해, 224위 홍성찬, 504위 이재문(31·KDB산업은행)이 단식, 남지성(30·세종시청)-송민규(33·KDB산업은행)가 복식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캐나다는 가브리엘 디알로(132위), 알렉시스 갈라르노(211위), 리암 드렉슬(298위), 밀로스 라오니치(306위), 바섹 포스피실(486위)가 출전 선수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캐나다와는 2022년 데이비스컵 본선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번 맞붙은 적이 있다. 권순우가 2단식에서 당시 세계 13위 펠릭스 오제 알리아심을 2-0(7-6<7-5>, 6-3)으로 꺾었으나, 한국은 결국 1승2패로 석패했다. 캐나다는 그해 데이비스컵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진 권순우는 올해 프로텍티드(보호) 랭킹을 활용해 2024 호주오픈에 출전하는 등 올해 ATP 투어 9개 대회에 나설 예정이다.

권순우는 이번 캐나다와의 경기를 앞두고 “시즌 첫 대회가 호주오픈이었는데 좋은 경기를 한 뒤 훈련하면서 매일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다. 국가대항전에서는 부담감보다 책임감이 크기 때문에 집중력이 더 높아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2년 연속 본선에 갔었기에 이번에도 욕심이 난다. 좋은 팀원들과 함께 경기를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지난해 벨기에와의 데이비스컵 최종 본선진출전에서 3-2의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던 홍성찬.

그는 “동계훈련을 열심히 했다. 어떻게 하면 좀더 공격적으로 칠 수 있을까 생각하며 훈련했고 경기에 적용했는데 좋은 성적이 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현재 컨디션은 최상이다”고 밝혔다.

지난해 벨기에의 세계랭킹 20위권 복식 조를 꺾은 남지성-송민규도 필승 결의를 다지고 있다.

남지성은 “당시 우리 플레이만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자신있게 경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주장 송민규는 “2년 전 캐나다에 아쉽게 졌지만 설욕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랭킹은 숫자에 불과하다. 국가대항전에서는 엄청난 팀워크를 발휘하기에 기회가 왔을 때 잡는다면 캐나다도 우리에게 고전할 것이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데이비스컵 엔트리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이재문도 “모두 단합해서 좋은 경기력으로 3년 연속 본선에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영준 감독은 “캐나다와는 최근 데이비스컵에서 접전을 벌였기 때문에 상대도 압박감을 가질 거라고 생각한다. 충분히 승산이 있다. 많이 응원해달라”며 각오를 전했다.

데이비스컵 본선은 세계 16강이 본선 조별리그와 결선 토너먼트를 통해 남자팀 세계 최강을 가리는 테니스 월드컵이다.

지난해 본선에 진출한 16개국 중 우승, 준우승을 차지한 이탈리아, 호주, 와일드카드를 받은 영국, 스페인 등 4개국이 2024 데이비스컵 본선에 직행했다.

한국을 포함한 나머지 12개국과 지난해 월드그룹1에서 승리한 12개국 등 24개국은 12개의 본선 진출 티켓을 놓고 맞대결한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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