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마닐라(필리핀)=김경무 전문기자] 가슴에 태극마크를 다는 것은, 모든 종목 선수들의 간절한 소망이다. 그러나 그 꿈을 이루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 만큼은 아니더라도, 무척 힘들다.

지난 1980년 창단돼 44년 역사를 자랑하는 DGB대구은행 여자소프트테니스팀의 23살 동갑내기 단짝 김민주-김한설(여자복식). 이들의 새해 목표는 그 무엇보다도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다.

“지난해 2월 둘이 국가대표 선발전(여자복식)에 처음 나갔는데, 3위를 해 아쉽게 떨어졌어요. 실력은 괜찮았는데, 대회 일정에 맞춰 준비를 제대로 못해 아쉬움이 컸습니다. 올해는 지난해 전철을 되풀이 하지 말아야지요.”

대구은행 조경수(56) 감독의 말이다.

지난 20일 필리핀 마닐라의 리잘(Rizal) 메모리얼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진행된 DGB대구은행팀의 해외전지훈련.

김민주-김한설은 오는 9월 경기도 안성에서 열리는 제17회 세계소프트테니스선수권대회에서 반드시 우승하겠다며 ‘금빛’ 결의를 했다.

“일단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가려면 국대에 발탁돼야 하는데 그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김한설)

국가대표 선발전은 다음달 26일 시작된다.

“올해가 개인적으로는 (여자단식을 포함해) 4번째 국대 도전입니다. 김한설과의 복식은 두번째입니다. 서로 호흡이 잘 맞아요. 이번엔 꼭 해낼 것입니다.”(김민주)

둘은 지난해 두번이나 국내 경쟁자들을 제치고 우승했다. 대통령기와 순창오픈에서다. 순창오픈은 지난해 국제대회로 승격된 대회여서 우승은 더욱 의미가 있었다.

여자복식에서 김민주는 후위, 김한설은 전위를 맡고 있다. 김민주는 여자단식도 뛰고 있는데 지난해 대통령기에서 우승하는 등 여러번 빛나는 성과를 냈다.

“민주는 피지컬이 좋아요. 전체적으로 파워가 있고, 드롭샷 등 기교도 좋습니다. 여자 선수 중 백핸드를 톱스핀으로 칠 수 있는 선수는 아마 민주 외에는 없을 겁니다. 특이한 장점이죠.”

조경수 감독은 이렇게 장점을 설명한 뒤 김한설에 대해서는 “워낙 센스가 있고, 네트플레이와 순발력 좋다. 다른 팀 감독들도 한설의 네트플레이는 인정한다”고 했다.

둘은 충북 옥천여중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단짝이다. 하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둘은 각기 다른 고교에 진학하며 결별해야 했다. 김민주는 전남 순천여고, 김한설은 대구여고로 갔다.

하지만 둘을 눈여겨본 조경수 감독이 스카우트하면서 둘은 대구은행에서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됐고 올해로 벌써 5년차가 됐다.

이들의 국가대표 선발전 경쟁자는 NH농협은행의 문혜경-이민선, 임진아-이정운, 옥천군청의 고은지-이수진이다. 문혜경은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단식 금메달리스트로 국내 최강이다.

44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DGB대구은행 여자소프트테니스팀이지만 과거 박영희·김지연 이후 7년 동안 국가대표 명맥이 끊겼다. 그래서 이번에 김민주-김한설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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