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글·사진 배우근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 350 4MATIC AMG 라인’

늘 느끼는 거지만 벤츠의 첫 인상은 아무래도 삼각별 엠블럼이다. 차를 마주하니 삼각별이 기병대 선두처럼 ‘나는 벤츠’라고 위용을 드러낸다. 벤츠의 삼각별은 땅, 바다, 하늘 3개 부분의 이동수단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의미라고 한다. 매우 거창하다.

처음부터 그런건 아니고 메르세데스 벤츠의 공동 창립자인 고틀립 다임러가 아내에게 보낸 엽서에 그려넣은 별에서 왔다고 한다. 그런데 그때도 ‘이 별이 우리 공장 위에 찬란하게 빛날 것이오’라고 했다하니, 거창한 미래를 예견한 건 맞는 듯.

하여튼 성공한 중장년뿐 아니라 젊은층도 선망하는 벤츠, 이제는 너무 많이 굴러다녀 특정 모델은 강남택시라고도 불리지만, 삼각별의 매력은 여전하다.

이번에 몰아본 ‘메르세데스-벤츠 E 350 4MATIC AMG라인’의 외관은 날렵하면서 묵직하다. 내부의 직렬4기통 가솔린 엔진은 299마력, 토크 40.8kg.m의 강한 힘을 뽐낸다. 48V시스템으로 14마력 추가출력도 장점이고 E클래스 특유의 편안함과 정숙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차 문을 열어보니 가죽시트와 그레이 오픈 포어 애쉬우드 트림이 고급스럽다. 착석해 머리 위 파노라믹 선루프를 열었다. 시원한 하늘이 차 내부까지 파고든다. 계기판도 가독성 있는 책처럼 한눈에 쏙 들어온다.

그런데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센터페시아가 자리를 꽤 차지한다. 조금더 샤프하게 뽑아냈으면 공간 활용도 면에서 점수를 더 줄수 있을 듯.

그리고 핸들에 붙어있는 두줄짜리 총4개의 섹터(음악,연비,자율주행,볼륨,전화,음성인식,모드변경 등)가 부담스럽다. 분명 운전편의를 위해 설치했을텐데, 마치 비행기 조종석처럼 복잡하다. 손에 익으면 편리하겠지만 꽤 시간이 걸릴 듯.

차량에 시동을 걸자 ‘웅~’ 하고 엔진음이 브레이크를 밟은 발을 타고 올라온다. 목적지는 북악스카이웨이. 산길에 회전이 많아 차의 파워와 핸들링, 서스펜션, 브레이크 성능을 느껴보기에 딱 맞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밟으며 언덕길을 오르기 시작하자 잠시 주춤한 듯 차가 박차고 올라간다. 가속력은 100 km/h까지 5.8초다. 운전 모드는 효율에 초점을 맞춘 에코(ECO)에 고정했다. E350 4MATIC AMG라인은 에코 외에 편안하게 운전하는 컴포트(COMFORT), 다이내믹한 스포츠 모드 등이 추가로 있어 상황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가속페달을 꾹 밟아보니 주마등에 탄 것처럼 속도감이 느껴진다. 산길을 오르내리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다. 자동변속기도 1단에서 9단으로 세분화되 변속충격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묵직하면서 유쾌하다.

며칠전 눈이 내린 내리막길과 급회전 구간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니 운전자의 의지를 담아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실행한다. 안정적이고 단단한 느낌이 몸으로 느껴진다. 설령 사고가 나도 크게 다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주변 차량이 많지 않아 기능추가된 액티브 스탑 앤 고 어시스트(Stop&Go Assist·끼어들기등 앞차량의 움직임을 감지해 가속 및 제동)와 프리-세이프® 임펄스사이드(PRE-SAFE® Impulse side·측면충돌 감지시 탑승자를 충돌지점 반대로 밀착해 부상최소화)는 체험하지 못한 건 아쉽다.

그리고 보닛 위 두 줄의 파워돔은 디자인과 함께 운전에도 도움을 준다. 차량 크기를 감지하게 해, 앞차와의 거리감 등을 파악하는 데 의외로 효과적이다. 원래 파워돔은 퍼포먼스가 뛰어난 대형엔진을 사용한 경우 보닛을 살짝 띄우는 형태로 만든 게 시초다.

산을 넘어 다녀서 그런지 연비(복합연비는 9.9㎞/ℓ 고속도로 11.6㎞/ℓ)는 공식연비에 비해 20~30%가량 떨어진다. 평지나 고속도로에서 관성 탄력운전을 하면 합리적 운행이 가능해 보인다.

운전을 마치며 북악스카이웨이 끝자락에 있는 카페에 차를 댔다. 360도 카메라가 포함된 액티브 주차 어시스트 파크트로닉이 더욱 편하고 정밀한 자동 수직, 평행 주차를 지원한다. 차량 앞뒤 사물을 파악해 경고음도 보낸다. 어렵지 않게 주차를 마쳤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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