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이용자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근본부터 확 바꿨다. ‘탈(脫)리니지’를 선언하며 ‘다양성’을 지향하면서도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명가(名家)의 정체성을 이었다. 엔씨소프트(엔씨)의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가 7일 정식 출시한다.

엔씨는 ‘리니지’를 시작으로 ‘아이온’, ‘블레이드 앤 소울’ 등 굵직한 게임들의 성공 신화를 쓴 명실상부 한국 MMORPG의 선구자다. 이들의 계보를 잇는 TL 출시로 다시 한 번 명가의 부활을 노리고 있다. 사실 TL은 개발단계에서 여러 테스트를 거치면서 ‘기대 이하’란 혹평도 받았다. 그러나 이용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전투와 성장시스템 등을 확 바꿨다.

또한, 이용자들은 7일 오후 8시부터 TL을 플레이할 수 있는데, 출시일 자정을 기점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오후 시간 대를 선택한 것. 이는 PC온라인 게임인 만큼 이용자가 일을 마치고 돌아온 후 PC 앞에 앉을 시간까지 고려한 판단이다. TL의 흥행을 성공시키겠다는 엔씨의 의지로 읽힌다.

확 바뀐 게임성에 기대감도 높다. 실제로 지난달 22일 부터 시작한 사전 캐릭터 생성은 1차 오픈한 5개 서버가 약 1시간 만에 마감됐다. 그동안 20만 개 이상의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여기에 자동 사냥을 제외하고 비즈니스 모델(BM)에 부담을 대폭 낮춘 것도 TL의 유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요소다.

실제로 엔씨는 TL의 콘텐츠 개선에 대한 의지를 꾸준히 밝혀왔다. 국내외에서 ‘클로즈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하며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 결과, 핵심 목표가 ’역동적인 전투‘와 ’빠른 성장‘으로 모아졌다.

엔시 안종옥 TL PD는 “‘자동 사냥’과 ‘자동 이동’을 전면 제거했다. 대신 PC의 키보드와 마우스, 콘솔의 게임 컨트롤러를 통해 이용자가 직접 세밀하게 컨트롤하며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자동 사냥’의 삭제에 따라 전투 시스템이 전면 개편됐다. 캐릭터가 움직임과 동시에 공격이 가능하도록 하는 한편, 캐릭터나 몬스터를 지정하는 것이 아닌 특정 지점을 타격하는 ‘논타게팅’형 스킬이 추가됐다. 또한, 두 종류의 무기를 착용하고 사용하는 ‘무기 조합 시스템’ 특성도 강화해 이용자의 성향과 컨트롤 숙련도에 따라 다채로운 전투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캐릭터의 성장 속도도 대폭 빨라졌다. ‘자동 사냥’이 제외됨에 따라 몬스터 사냥을 통한 경험치 획득의 필요성을 대폭 낮췄다. 이를 대신하는 것은 ‘모험’과 ‘탐사’ 콘텐츠다. TL은 게임 속 모든 지역을 이동할 수 있는 ‘오픈 월드’로 각 지역을 탐험하며 필드 내 숨은 장소들을 찾아내고, 의뢰를 완료하며 얻을 수 있는 경험치가 대폭 상향된다.

안 PD는 “CBT에서 선보였던 30레벨 까지의 소요시간은 기존 작품 대비 3분의 1로 감소, 정식 서비스 기준 최고인 50레벨까지의 소요시간은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힘줘 말했다.

TL이 콘텐츠 일부 개선이 아닌 ‘게임을 새로 만들었다’고 할 정도의 대대적인 ‘진화’를 단행했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이와 함께 엔씨 한때 ‘악마의 BM’이라 불릴 정도의 과금 유도를 확 바꿨다. ‘패스’ 상품의 결제 한 번으로 효과를 발휘하는 모델을 적극 수용한 것. 안 PD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PC MMORPG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며 “배틀 패스 중심의 기조를 바꾸지 않을 것이다. 이용자는 플레이한 만큼 효과를 발휘하는 패스 중심의 상품으로 TL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집 콘텐츠의 ‘등급’ 개념도 삭제했다. TL의 수집 콘텐츠는 ‘아미토이’와 ‘야성 변신’으로 대표된다. 모든 ‘아미토이’와 ‘야성 변신’은 같은 등급으로 동일한 성능을 갖는다. 상점에서 구매하는 ‘유로 상품’과 플레이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게임 내 보상 역시 외형에만 차이가 있을 뿐, 캐릭터의 능력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안 PD는 “수집 콘텐츠의 존재 의의는 인게임 콘텐츠 참여에 대한 보상에 있다”며 “본래 의의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수량과 방식을 조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열린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23’에서 이용자들에게 확 바뀐 TL을 공개했다. 특히, ▲1인 던전 ‘타이달의 탑’ ▲6인 파티 던전 보스 ‘샤이칼’ ▲길드 레이드 보스 ‘테벤트’ 등은 관람객들을 열광시켰다. 기대작 TL이 본격 출시한다. 확 달라진 TL로 엔씨가 성공신화를 이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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