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데뷔 이후) 속편 촬영이 처음입니다. 감독님이 제가 아니면 안 찍는다고 하셨거든요.”
지난 달 17일, 5년만에 속편을 공개한 넷플릭스 ‘독전2’의 주인공 원호 역을 연기한 조진웅은 출연계기를 이같이 설명했다.
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로 데뷔한 조진웅은 지난 19년간 숱한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속편에 출연한건 ‘독전’이 처음이다. 그는 1편에 이어 이선생(티지 마 분)의 뒤를 쫓는 집념의 형사 원호로 분했다.
‘독전2’는 용산역에서 큰 싸움이 일어난 뒤 노르웨이에서 원호(조진웅 분)와 서영락(류준열 분)이 만나기 전까지 벌어진 일을 담았다. 국내에선 최초로 시도된 미드퀄 형태다.
조진웅은 “‘독전2’를 시작하기 전에 잘 해낼 수 있을까 고민이 컸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옛날에 입던 옷을 꺼내 입는 기분이 들었다”며 “‘독전’에서 풀어내지 못했던 의미들이 담겨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원호는 제가 정말 사랑하는 캐릭터입니다. 원호라는 캐릭터를 혼란스러운 질문들에서 해방시켜야 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원호의 시선에서 그러한 생각과 슬픔을 담고자 했어요. 촬영하면서 캐릭터의 외로움을 느끼기도 했죠.”

때문에 조진웅은 ‘독전2’가 공개된 뒤 해방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조진웅은 “원호는 브레이크 없는 자전거를 내리막에서 몰았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2편에서 이 친구가 뭘 위해서 그렇게 기를 쓰고 쫓았는지, 자신의 소명을 다했는지 묻는 질문에서 해방됐다고 생각해요. 장애인 남매인 동영이 원호를 해방시킨 건 적절한 마무리였다고 봅니다. ‘독전’이 이렇게 철학적인 영화였나 생각했죠.”
원호에 대한 조진웅의 애정에도 불구하고 ‘독전2’는 관객들의 혹평을 받고 있다. 주연배우 교체, 기대 이하의 새로운 빌런 등이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조진웅은 담담했다.
“혹평하는 분들도 있고, 호평하는 분들도 있어요.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반복되곤 하죠. ‘독전2’의 경우 1편을 보지 않아도 관객들이 혼란스럽지 않아야 하다고 생각했어요. 배우가 교체됐지만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봐요. 우리가 협심해서 2편 촬영을 잘 마친 것만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배우가 교체된 것은 아니다. 브라이언 역의 차승원은 ‘독전1’에 이어 ‘독전2’까지 조진웅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조진웅은 차승원에 대해 “브로맨스물 작업을 해보고 싶다”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승원이 형 같은 경우 작업을 하면 너무 행복해요. 그 형은 연기하는 시간보다 웃기는 시간이 더 많아요. 휠체어에 앉아있는 장면이 많은데 그 위에서 그렇게 웃기기 힘들다고 생각해요. 살아있는 생명체 중에 제일 웃긴 사람이죠. 현장 에너지도 끌어올리는 사람입니다.”

‘독전2’를 마친 조진웅의 차기작은 ‘노웨이아웃’이다. 주연배우 이선균이 마약 투약 의혹으로 하차한 뒤 조진웅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극중 희대의 흉악범을 지켜야 하는 경찰 백중식을 연기한다. tvN 드라마 ‘시그널’, 영화 ‘강적’, ‘경관의 피’, 그리고 ‘독전’에 이어 또다시 형사 역이다.
“세상에 하지 말아야 할 직업 두 개가 배우와 강력반 형사인 것 같아요.(웃음) 원래 조직폭력배와 형사가 이야깃거리가 많잖아요. 과거 서대문 경찰서에서 합숙하면서 그분들의 삶을 배웠는데 매일이 영화 한편이더라고요. ‘노웨이아웃’ 외 제가 직접 제작하는 작품도 시나리오를 집필 중입니다. 배우 외, 다양한 행보로 인사드리겠습니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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