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방콕=김민규기자] “힘든 시간 잘 버텨준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고 대견하다.”

우승을 확정 짓는 순간, 누구보다 기뻐하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선수들의 고생을 잘 알기에 고마움과 기쁨 등 만감이 교차한 탓이다. ‘슈퍼팀’ 다나와 e스포츠의 사령탑 신명관(34) 감독의 얘기다. 신 감독은 올해 국내는 물론 국가대항전 ‘펍지 네이션스 컵(PNC)’ 국가대표 감독을 맡아 한국의 첫 우승을 이끈데 이어 세계 최고 대회인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PGC)’까지 제패하며 명장(名將)임을 증명했다.

신 감독이 이끄는 다나와는 3일 태국 방콕의 센트럴 랏프라오 BCC홀에서 열린 ‘PGC 2023’ 그랜드 파이널 최종일(매치13~18) 경기에서 1치킨을 포함해 총점 137점을 적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창단 후 첫 ‘PGC’ 우승이다.

우승을 확정지은 후 신 감독은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우승 인터뷰에 나선 그는 “사실 선수들이 너무 많이 고생했다. 심리적, 육체적으로 많이 고생한 걸 알기에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고 대견하다”며 “솔직히 우승의 기쁨보다는 선수들이 고생한 것이 생각나 울컥했다”고 눈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눈물을 닦은 신 감독, 알고 보니 흥이 넘쳤다. 인터뷰 도중 그는 “옛날부터 선수들에게 지키고픈 공약이 있는데 공약을 지킬 수 있게 도와줘 고맙다”고 말하며 힘차게 일어섰다. 그러더니 갑자기 노래를 부르며 춤까지 선보였고, 수많은 취재진과 팬들이 모인 인터뷰장은 웃음과 환호성으로 가득 메웠다.

다나와는 명실상부 국내 최강을 넘어 세계 챔피언이 됐다. 주장 ‘서울’ 조기열, 맏형이자 메인오더 ‘이노닉스’ 나희주, ‘로키’ 박정영, 막내 ‘살루트’ 우제현까지 올해 쟁쟁한 선수들이 팀을 이루며 ‘슈퍼팀’이라 불렸다. 내년에도 이 조합을 볼 수 있을까.

신 감독은 “그동안 우리 팀이 많이 힘들었다. 힘든 와중에 다툴 때도 있었고, 안 좋을 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PGC 챔피언이 됐다”며 “지금 미래를 장담할 순 없다. 선수들에게도 자유가 있고, 사실 곧 계약이 끝난다. 내년에도 함께 할지는 선수들의 의지가 더 중요하다. 내년 1월이 돼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수들 한명, 한명 이름을 부르며 고마움과 진심을 전했다. 그는 “선수들 개개인에게 한마디 씩 하고 싶다”고 운을 떼며 “제일 맏형 나희주는 정말 나를 믿고 따라와 줘서 고맙다. 같은 팀으로 이루고 싶은 게 있었는데 오늘에서야 이뤘다. 그리고 조기열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나와 4년 정도 함께 하면서 엄청난 성장과 노력을 보여줬다. 우리가 세계 챔피언이 됐고 조기열은 세계 최고의 리더가 된 것 같아 고맙다”고 힘줘 말했다.

또한 “막내 (우)제현이는 사실 막내가 힘든 자린데도 항상 묵묵히 형들 말 잘 듣고 내 말도 잘 들어줘 고맙다. 어린 나이에 힘들었을 텐데 멘탈이 정말 강하다. 고맙다”며 “끝으로 박정영은 작년에 모두가 그의 실력을 의심했다. 그런데 PNC 국가대표로 선발됐어도 정말 잘 해줬고 우리 팀에 와서도 여기까지 오며 실력을 증명했다는 것이 정말 ‘난 놈이구나’ 생각한다. 고맙다. 정영아”라며 진심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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