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박준범기자] 믿기지 않는 듯 침묵과 적막이 흘렀다. 그리고서는 분노가 표출됐다.

수원 삼성은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강원FC와 홈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같은 시간 수원FC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기면서, 수원이 다이렉트 강등에 이르게 됐다. 수원과 수원FC가 승점 33으로 동률을 이뤘으나, 다득점에서 뒤져 수원이 최하위가 확정됐다.

수원에도 희망과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수원이 강원과 비기고, 수원FC가 패했을 경우에는 잔류가 가능했다. 또 수원이 승리를 거둔다면 잔류 기회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수원은 강원을 상대로 공격보다는 수비 라인을 내려 지키는 전략을 택했다. 결국 수원은 강원을 상대로 반전을 쓰지 못하며 득점하지 못했고, 결국 강등으로 이어졌다.

경기 종료 휘슬이 불린 뒤 열정적인 응원을 펼치던 수원 팬들은 일제히 침묵에 빠졌다. 홈 응원석은 적막이 가득했다. 반대로 일단 살아남는 데 성공한 강원 팬들은 “수원 강등”을 외치며 잔류의 기쁨을 만끽했다.

수원 선수들도 주저앉아 허탈한 표정을 지었고, 염기훈 대행도 머리를 감싸 쥐었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던 수원 선수들은 몸을 일으켜 홈 응원석으로 향했다. 마이크를 잡은 염 대행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오동석 단장과 이준 대표도 마이크를 잡고 재창단의 각오로 하겠다는 뜻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수원 팬들의 분노를 막을 수는 없었다. 야유가 쏟아져 나왔고, 일부 팬들은 물병은 물론 연막을 투척하며 항의했다.

선수단이 들어가고 나서도 팬들은 수원 선수단의 버스가 나오는 출입구를 막아섰다. 강원 선수단의 버스를 보낸 수원 팬들은 경찰의 만류에도 2시간을 넘게 출입구를 지켰다. 수원 팬들은 “오동석 사퇴”를 외치기도 했고 일부는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물러서지 않던 수원 팬들은 오 단장이 직접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그제야 마무리됐다.

그렇게 수원은 2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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