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필요합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프리에이전트(FA) 권리를 행사한 내야수 양석환(32)을 꼭 필요한 선수로 꼽았다. “잠실에서 홈런 20개를 때려내는 타자인데다 팀에 부족한 오른손 타자”라는 게 이유였다.

이 감독의 바람과 달리 구단측은 2차드래프트와 외국인 타자 유형에 따라 양석환의 거취를 결정한다고 구상했다. 실제로 이달 중순 외국인 타자 후보군을 좁혀 교섭준비에 나서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2차드래프트에서 원하는 선수를 얻는데 실패했고, 양석환을 향한 다른 팀의 러브콜이 이어진다는 소문이 돌자 발빠르게 계약을 진행했다.

두산은 11월30일 양석환과 4년 최대 65억원(계약금 20억원 연봉 총액 39억원 옵션 6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보장액만 보면 4년 59억원이다. 4년 계약이 끝나면 선수와 구단이 합의해 2년 13억원의 추가 계약이 발효된다. 모든 조건을 충족할 경우 6년 78억원 규모의 꽤 큰 계약이다.

2014년 신인2차드래프트 3라운드로 LG 유니폼을 입은 양석환은 2021년 개막 전 트레이드로 두산에 입단했다. 올해까지 세 시즌 동안 380경기를 소화했고, 연평균 23홈런 꼴인 69홈런 236타점 타율 0.267로 쏠쏠하게 활약했다. 정확도는 살짝 아쉽지만, 힘이 좋고, 좋아하는 코스가 확실한 강점을 가진 타자다.

구단측은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3연속시즌 20홈런을 기록하는 등 타선에 꼭 필요한 선수다. 그라운드 위에서는 물론 덕아웃 리더로서의 역할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신 베어스맨 가능성을 남긴 양석환은 “트레이드로 두산에 합류하면서 야구 인생을 다시 시작했다. FA 자격을 행사했을 때부터 팀에 남고 싶었다. 좋은 조건으로 계약해주신 박정원 구단주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FA 계약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책임감을 갖고 중심타자로서, 좋은 선배로서 두산베어스만의 문화를 이어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각오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