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마냥 생소한 일은 아니다. 이전 2차 드래프트에서도 네임밸류가 높고 연봉을 많이 받는 선수가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런데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서는 이러한 기류가 보다 강하게 형성될 전망이다.

샐러리캡 제도 속에서 구단들이 팀연봉을 절감하기 위한 방법으로 2차 드래프트를 선택했다. 팀 전력상으로는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하기 힘든 핵심 선수다. 하지만 구단은 샐러리캡 기준선 아래로 팀 연봉 규모를 맞추기 위해 이들을 시장에 내놓았다.

이러한 흐름 중심에는 SSG가 있다. 작년까지 꾸준히 대형 계약을 체결하면서 팀 연봉 규모가 치솟았는데 이를 오는 22일에 열리는 2차 드래프트로 해결하려는 모양새다. 야구계에서는 SSG가 FA로 영입했던 내야수와 다년계약으로 묶은 투수를 2차 드래프트 35인 명단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꾸준히 돈다.

사실상 FA급 선수가 2차 드래프트 시장에 나왔고, 다른 구단도 깊은 고민에 빠졌다. 두 선수의 연봉이 높고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시 4억원을 별도로 부담해야 하지만 즉시 전력감으로 매력은 충분하다. 내야수의 경우 두 자릿수 홈런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투수는 기량을 되찾는다면 모든 타자들에게 까다로운 선발 자원이다.

SSG 홀로 이런 행보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한 지방 구단도 FA로 영입했던 선수를 보호명단에 넣지 않았다는 얘기가 들린다. 연봉이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마운드 재편을 앞두고 있고 새로 구성되는 마운드에서는 이 선수의 비중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각 구단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스토브리그 시작점에서 선수단 구성과 팀연봉 규모를 확정짓는다. 2차 드래프트가 끝나면 트레이드 혹은 FA 영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낯설지는 않다. 과거 2차 드래프트에서 국가대표 우익수 이진영이 이적했다. KBO리그 역대 최고 2루수로 꼽히는 정근우 또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마지막 유니폼을 입었다. 보통 무명의 2군 선수, 혹은 가능성이 있는 신예 선수가 2차 드래프트로 유니폼이 바뀌지만 이따금씩 빅네임의 이름도 오른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뎁스가 뛰어나 손해를 보는 팀도 나올 전망이다. 과거 두산이 원치 않게 2차 드래프트 단골 맛집이 되곤 했는데 이번에는 통합 우승팀 LG가 유력하다. LG는 중간 투수 뎁스가 특히 뛰어나다. 그런데 유망주를 지키기 위해서는 모든 투수를 묶을 수는 없다. LG 구단 내부적으로도 “즉시전력감 투수를 원하는 팀이 있다면 우리 팀 투수가 지명받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즉 어느 정도 판도 재편도 가능하다. FA급 선수들의 유니폼이 바뀌고 투수 이동으로 불펜 전력도 요동칠 수 있다. 2019년 11월 이후 4년 만에 열리는 2차 드래프트가 2024시즌 판도에 태풍이 될지도 모른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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