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구미=장강훈기자] 아시안투어 출전을 포기하고 배수의 진을 친 정한밀(32·MAGNEX)이 생애 첫 우승을 향해 힘차게 걸음을 내디뎠다.

정한밀은 2일 경북 구미에 있는 골프존카운티 선산 컨트리클럽(파72·7183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골프존 도레이 오픈(총상금 7억원) 첫날 이글 1개와 버디 8개 보기 2개를 바꿔 8타를 줄였다.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린 그는 “예정돼있던 아시안투어 대회를 취소하고 출전했는데, 만족스러운 플레이가 나와 선산에 내려온 보람이 있다”며 활짝 웃었다.

첫날부터 좋은 기운을 받았으니 미뤄뒀던 첫 우승을 따내겠다는 의지가 생기는 게 당연하다. 그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며 “대회 때마다 1,2라운드는 성적이 좋은데 본선에서 만족스럽지 못했다. 예전에는 최종일 성적이 안 좋으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우승 욕심을 버리다 보니 마지막 날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8언더파를 기록했지만 샷감은 불안정하다는 느낌”이라고 말한 정한밀은 “감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 스윙이 불편한데, 트러블 상황에서 내 스윙을 할 수 있으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두권으로 출발한 정한밀 못지않게 눈길을 끈 선수는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바꿔 6타를 줄인 공태현(29).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골프 단체전 은메달리스트이기도 한 공태현은 2015년 프로로 전향했지만 필드 대신 유튜브에 더 자주 모습을 드러낸다. 자신을 “골프 엔터테이너”라고 소개한다.

공태현은 “투어 생활을 하는 프로선수보다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판단했다. 부상도 많아서 선수생활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 말대로다. 공태현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가 13만명을 웃돈다. 선수생활을 하지 않았으므로 시드가 없는데, 타이틀스폰서가 추천선수로 불러냈다.

그는 “연습을 많이 했다. 어려운 코스, 챔피언티에서 연습라운드를 거듭했는데 오늘(2일)까지 10연속라운드 언더파 행진”이라며 웃었다. 프로인 만큼 비거리와 리커버리 능력은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다. 관건은 퍼트 정확도인데, 봄부터 친한 선수가 쓰던 브룸스틱을 써봤다가 마음에 들어 현재까지 사용 중이다. 덕분에 퍼트 성공률도 수직 상승했다는 게 공태현의 설명.

지난 9월3일 LX챔피언십에서 컷 탈락 아픔을 겪은 공태현은 “솔직히 두 달 전에는 (성적) 욕심을 냈다”며 “이번에는 컷 통과가 목표”라고 말했다. 때문에 “오늘 잘 쳤다고 (컷통과를) 낙관하기 어렵다. 일요일(4일) 개인 교습 일정도 잡아놨는데, 컷 통과하면 수강생들께 대회장으로 오시라고 해야 할 것”이라며 웃었다.

‘골프존 아카데미’ 출신인 장승보(27)는 홀인원 기쁨을 누렸다. 홀인원 포함 이글 2개와 버디 2개, 보기 1개를 바꿔 5타를 줄였다. 그는 “코리안투어에서 처음 홀인원 했다. 신기하다”며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경기 초반에 홀인원 해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했다”며 껄껄 웃었다.

2번홀(파3)에서 5번 아이언으로 티샷한 게 그린 앞에 떨어져 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는 “6번을 잡을까하다 5번을 잡았는데 볼이 핀 쪽으로 굴러가다 사라지는 것을 보고 홀인원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골프존 아카데미 출신이어서 이번 대회에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내일도 집중해서 플레이하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한편 이날 대회는 안개로 늦게 시작해 일부 선수가 1라운드를 다 마치지 못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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