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샤오싱=김동영기자] ‘거물 고교생’ 장현석(18)이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연랑 제한이 걸렸다고 해도 엄연히 성인 대표팀이다. ‘긴장감’이 넘쳤다. 대신 ‘구위’는 확실했다.

장현석은 1일 중국 저장성 샤오싱의 샤오싱 야구·소프트볼 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조별 라운드 1차전 홍콩전에 등판해 1이닝 1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한국은 원태인이 4이닝 무실점으로 강력함을 뽐냈고, 정우영-최지민이 1이닝씩 소화했다. 그리고 팀이 3-0으로 앞선 7회초 장현석이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렁호남에게 몸에 맞는 공을 줬다. 포심을 뿌렸는데 제구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원츠인을 루킹 삼진으로, 응야우팡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막고 투아웃을 잡았다.

탐호인 타석에서는 폭투가 나왔다. 주자가 3루까지 갔다. 갑작스럽게 위기 상황. 장현석과 포수 김형준과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도 보였다.

실점은 없었다. 탐호인을 헛스윙 삼진으로 막고 이닝을 끝냈다. 관중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졌다. 8회는 박영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8회말 타선이 대거 7득점하며 10-0, 콜드승이 완성됐다.

‘괴물’ 소리를 수도 없이 들었다.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는 따 놓은 당상이라 했다. 시속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리는 18살 소년. 매력적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접근했고, 결국 장현석은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행선지는 정해졌지만,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마산용마고 3학년이다. 고교생 신분으로 국가대표팀에 발탁됐고, 국제무대 데뷔전까지 치렀다.

구속은 육안으로봐도 상당했다. 현지 스피드건이 낮게 나오는 상황. 대략 시속 10㎞ 정도는 낮게 측정되는 것 같다는 현장 설명이다. 장현석의 구속은 시속 140㎞가 넘게 찍혔다. 즉, 시속 150㎞ 이상 뿌렸다는 뜻이다. 홍콩 타자들이 이 정도의 스피드를 감당하기는 어려웠다.

대신 제구는 살짝 흔들렸다. 한 수 아래라 하더라도 국제대회는 또 국제대회다. 데뷔전은 언제나 어려운 법. ‘거물’ 소리 들어도 장현석은 아직 18살 어린 선수다. 몸에 맞는 공이 나오고, 폭투가 나왔던 이유다.

이제 관건은 ‘언제’ 다시 장현석을 쓸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대회 전 류중일 감독은 장현석을 선발로 쓰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혹은 두 번째로 나가 길게 던지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다. 확답을 한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그림을 그렇게 그렸다.

막상 첫 등판은 불펜이었다. 원태인이 3이닝 정도 던진 후 불펜이 1이닝씩 끊어가도록 계획했다. 류중일 감독은 홍콩전 후 “원태인이 원래 3이닝만 계획했는데, 의외로 점수가 안 나오면서 4회까지 가게 됐다. 이후 불펜은 1이닝씩 소화하기로 이미 결정하고 왔다”고 설명했다.

선발로 기용한다고 하면 3일 태국전이 유력해 보인다. 아무래도 대만-일본을 상대로 쓰기에는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단, 제구가 안 되는 투수를 선발로 쓰기는 만만치 않다.

홍콩전처럼 강력한 구위를 살리는 쪽으로 간다면, 불펜이 적합할 수 있다. 그러나 이쪽도 제구가 관건이다. 볼넷 혹은 몸에 맞는 공이 나와 주자를 공짜로 보내면 그만큼 부담이 가중된다. 박빙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한편으로 보면, 장현석을 ‘반드시’ 써야 하는 것 또한 아니다. ‘장현석이 없으면 안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표팀 투수진이 약하지 않다. 결국 부담 없는 시점에서 장현석을 활용하는 것이 최선이 될 전망이다. 류중일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그 시점을 찾고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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